‘공포의 탄저균’ 플라스마로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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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오염된 공기 5000L 고온 불꽃서 1분내 정화 옷에 묻었을때도 활용… 살균력 99% 달해 한때 미국 전역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간 탄저균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받아 온 미국 생물학전 전문가 브루스 아이빈스가 7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미 정보 당국은 그가 2001년 9·11테러가 일어난 직후 미국 전역에 탄저균 우편 공격을 감행했다고 지목했다. 당시 우편을 통해 배달된 탄저균은 ‘죽음의 백색 분말’로 불리며 세계를 급속히 생물학 테러 공포로 몰아넣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기억에서 잊힌 탄저균이 부활한 것이다. 10일 서울 노원구 공릉2동 육군사관학교에서는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주최로 산학연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생물학전에 대한 전문 심포지엄이 열린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탄저균의 탐지와 제독 방법을 포함한 최신 첨단 기술이 소개될 예정이다. 탄저균은 피부나 코, 음식물을 통해 침입해 고열과 호흡 곤란을 일으킨다. 10kg으로 90만 명의 목숨을 앗을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햇볕을 쬐거나 소독을 해도 잘 죽지 않는다. 공기 중에서는 24시간, 땅속에서는 100년 넘게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로 생명력이 길다. 무엇보다 짧은 시간에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입힌다. 미국은 티스푼 양보다 적은 2g의 탄저균 공격을 받은 한 우체국 건물을 원상회복시키기 위해 20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들여야 했다. 최근 이와 관련해 탄저균을 값싸고 짧은 시간에 없애는 기술로 플라스마가 주목을 끌고 있다. 플라스마는 고온 기체가 이온과 전자로 분리된 상태로,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이나 조명기기의 광원(光源)으로 사용되고 있다. 고온의 플라스마 불꽃은 공기 중에 떠도는 탄저균을 대량으로 정화할 수 있다. 오염된 공기를 5000도가 넘는 플라스마 불꽃에 통과시켜 균을 태워 죽이는 방식이다. 작은 쪽방 부피에 해당하는 공기 5000L가 1분 안에 깨끗이 정화된다. 특히 이 기술은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에도 활용될 수 있다. 옷이나 벽에 탄저균이 묻어 있을 경우에도 플라스마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 물을 전기분해한 뒤 플라스마로 만든 오존을 섞으면 강력한 살균 성분을 띠게 된다. 이렇게 만든 물로 탄저균에 오염된 표면을 닦으면 1, 2분에 99% 살균력을 보인다. 최근에는 약한 플라스마 불꽃을 활용하는 방법도 주목을 받고 있다. 섭씨 88도의 아르곤 플라스마 불꽃은 살균력이 있는 산소와 반응해 4.5초 안에 90% 이상의 탄저균을 없앨 수 있다. 전문가들은 플라스마 기술은 대규모 생물학 공격에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플라스마 전문가인 엄환섭 아주대 교수는 “기존에는 오염된 물체나 지역을 청소하기 위해 이산화염소와 같은 유해한 화학물질을 사용했다”며 “독성이 강한 세균과 화학성분을 물과 공기, 전기만을 이용해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는 앞선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내 손안의 뉴스 동아 모바일 401 + 네이트, 매직n, ez-i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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