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가라… 디포츠-유포츠 뜬다

2008.06.10 09:10
6일 태릉선수촌의 오륜관에서는 배드민턴 남녀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훈련이 한창이었다. 배드민턴 코트 중간에서 노트북을 펼쳐 놓고 앉아 있는 정장 차림의 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휴대용 심박 측정기를 만드는 스포닉스사의 김재훈(37) 대표. 김 대표는 ‘엑스코치(Xcoach)’라는 자사의 무선 심박 측정기를 선수들에게 채워놓고 이들의 운동 중 심박 변화를 노트북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노트북 화면에는 남자 선수 4명의 심박 변화가 수치와 그래프로 표시됐다. 선수들의 심박수는 꾸준히 분당 150∼157회 정도가 나왔다. 최대 운동 강도의 70% 수준이었다. 그러다 격한 동작에서는 심박수가 분당 200회까지 치솟았다. 김 대표는 “심박수를 보면 선수들의 육체적, 심리적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지도자들은 과학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박수를 체크하면 실시간으로 선수들의 운동량, 운동 강도, 칼로리 소모량 등을 알 수 있다. 한국이 정보기술(IT) 강국이라지만 아직 이를 스포츠에 적용하는 노력은 미흡한 실정. 김 대표는 무선 데이터 통신을 스포츠에 접목하는 분야에서 선발주자에 속한다. 김 대표의 학력은 이채롭다. 서울대에서 체육교육을 전공했고, 스포츠생리학과 보건학으로 각각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박사과정에 있다. 2000년 초 회사를 차리고 휴대용 심박 측정기 개발에 나선 그는 4년 전 국내 최초로 휴대용 심박 측정기를 출시했다. 현재는 손목에 차는 시계 모양의 단말기로 정보를 보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심박 정보를 노트북으로 보낼 수 있는 기술에 이르렀다. 양궁과 사격 대표팀에서도 조만간 이 제품을 사용할 예정이다. 김 대표가 디지털을 스포츠 관련 제품에 접목시키는 분야에서 선두주자라면 서울대 체육교육과에서 ‘IT스포츠’라는 전공을 택해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인상우(35) 연구원은 디지털을 스포츠 시스템과 접목시키는 데 선두주자. 인 연구원은 1996년 대학 졸업 뒤 쌍용정보통신에 입사해 1999년 강원 동계 아시아경기대회, 2002년 한일 월드컵 등 굵직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연구에 전념하고 있는 그가 현재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스포츠의 유비쿼터스화’. IT를 활용해 어디서든 스포츠를 실감나게 즐길 수 있고, 스포츠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개념이다. 평창이 2014년 동계 올림픽 유치에 나섰을 때 내놓았던 ‘유비쿼터스 대회’의 개념도 인 씨의 머리에서 나왔다. 인 씨는 “요즘 유행하는 스크린 골프, 동작 센서를 이용하는 게임기 등이 스포츠 유비쿼터스로 가는 중간 단계”라며 “앞으로 가상 세계가 현실 세계와 결합되는 것은 스포츠에서 더욱 확대될 것이다.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도 적외선 센서 등을 이용해 심판이 필요 없는 야구 경기가 가능하다. 머지않아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스포츠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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