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베스트닥터의 건강학]피부과 - 윤재일 교수

2003.11.17 13:22
서울대병원 피부과 윤재일 교수(56)는 세 가지가 많아 ‘3다 교수’로 통한다. 첫째 환자가 많다. 현재 그의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5000여명.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다. 한때 초진을 받으려면 1년을 기다려야 했고, 최근 초진 환자 진료를 늘렸지만 여전히 5∼6개월은 기다려야 한다. 그의 부인은 윤 교수가 오전 진료시간을 넘겨 점심식사를 거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일 정성들여 도시락을 싸준다. 둘째 이 많은 환자 사례를 꼼꼼히 분석 연구한 덕에 연구 논문이 많다. 그는 지금까지 국제 학술지 78편, 국내 223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셋째 제자가 많다. 그는 감정을 드러내 화를 내는 법이 거의 없다. 제자가 잘못한 경우에도 꾸중이 교육에 도움이 되는지 여러 번 생각한 뒤에 실천에 옮긴다. 그는 제자와 동료 교수들의 추대에 따라 최근까지 대한피부과학회 이사장을 지냈다. ―건선(乾癬) 치료의 대가로 환자의 80%가 건선인 것으로 알고 있다. 건선은 어떤 질환인가. “인구의 1% 정도에서 생기는 만성 피부병이다. 온몸의 살갗에 작은 좁쌀 같은 것이 오돌토돌 올라오고 이 위에 새하얀 비듬 같은 각질이 겹겹이 쌓여 나타난다. 주로 팔꿈치, 무릎, 엉덩이, 머리에 잘 생긴다. 환자 중에는 건선을 습진, 아토피 피부염 등으로 알고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이 흔하다. 손, 발바닥과 손발톱에도 생기는데 이때 무좀 치료만 받는 사람도 적지 않다. 피부에 기름기와 수분이 적은 건성피부와 건선을 같은 병으로 아는 사람도 있지만 둘은 전혀 다르다.” ―건선은 왜 생기는가.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피부 자극이나 상처, 편도염 감기 중이염 등의 감염과 관련이 있고 일부는 유전적 원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러 가지 이유로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가 ‘오버’해서 면역물질을 많이 만들고 이 때문에 피부의 바깥층인 표피의 세포가 자극 받아 보통 사람의 5∼10배 마구 자라 생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건선은 치료가 안 되는 난치병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렇지 않다. 지금은 ‘완치는 안 되지만 치료는 되는 병’으로 바뀌었다. 치료를 받으면 환자의 80∼90%에서 원래 증세의 90% 이상이 사라진다. 그러나 아직 재발을 막을 수는 없다. 그래서 피부과 전문의들은 재발을 늦추거나 줄이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치료하나. “환부에 연고를 바르는 것과 빛을 쬐는 광선 치료, 약 복용 등으로 치료한다. 요즘에는 치료법을 병행하거나 순차적으로 사용해 고치는 방법으로 효과를 보기도 한다. 특히 최근엔 T세포를 진정시키는 사이크로스포린, 아메바이브, 랩티바 등이 잇따라 나와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교수는 광선 치료의 국내 대가로 1982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이 치료법이 개발된 직후 이 치료법을 배워 국내 환자의 실정에 맞게 변형해 보급시킨 주인공이다. ―건선은 언제 가장 심해지나. “바로 지금이다. 건선은 환절기와 겨울에 증세가 심해지는데 지금은 두 가지가 겹치는 때 아닌가. 건선이 추운 날씨와 관련 있다는 것은 유럽의 발병률만 봐도 알 수 있는데 비교적 따뜻한 지중해 국가에서는 우리와 비슷한 1% 대이지만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3%까지 올라간다. 또 건선 환자들은 ‘공기가 좀 건조하다’고 느끼는 순간 증세가 악화된다.” 윤 교수는 실내 냉난방 시스템, 자동차 생활, 잦은 목욕 등으로 인해 사람들이 점점 건조한 환경 속에 지내고 있으며 이 때문에 피부가 조로(早老)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환경에서 피부는 어떻게 변하나. “날씨가 건조하면 피부도 수분을 빼앗겨 건조해지고 가려움을 타게 된다. 이 때문에 벅벅 긁어 건성 습진이 생기곤 한다. 이런 상태가 오래되면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거칠어지며, 날씨가 건조하면 더 가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담배를 한두 개비 피운다고 금세 폐암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오랜 흡연이 폐암을 유발하는 것처럼 피부를 해롭게 하는 잘못된 습성이 오래되면 피부가 빨리 늙는다.” ―건조한 환경에서 피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목욕 뒤에는 기름기와 수분이 함께 증발되므로 지나친 목욕은 피부 건강에 좋지 않다. 너무 자주 목욕하거나 탕에 오래 있는 습관은 버리는 것이 좋다. 목욕 후에는 반드시 보습제를 바르도록 한다. 정 바쁘다면 가장 건조해지기 쉬운 정강이 부분과 바깥쪽에는 보습제를 바르도록 한다. 특히 다른 때는 몰라도 지금부터 12월까지는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때를 미는 것도 피부에는 독이다. 사람들은 피부에 묻은 먼지나 잡균 등을 없애려고 때를 밀지만 각질세포와 수분, 피지 등이 함께 ‘몰살’된다. 때는 밀지 않는 것이 좋고 굳이 때를 밀어야겠다면 목욕 뒤 보습제를 듬뿍 발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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