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가 ‘신소재’ 낳는 거위 됐다

2013.04.24 00:00
살균제 파동으로 천덕꾸러기가 된 가정용 초음파 가습기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다시 태어났다. 국내 연구진이 가정용 초음파 가습기를 이용해 배터리 소자로 쓸 수 있는 ‘노른자-껍질’ 구조의 신소재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건국대 강윤찬 화학공학과 교수팀은 가습기의 물방울 발생장치를 이용해 수 초 만에 신소재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능성 소재와 설탕을 물에 녹인 뒤, 가습기 40대를 조합해 만든 대용량 물방울 발생장치를 이용해 ‘안개’를 만들었다. 이 안개에 열을 가하자 설탕의 탄소성분에 불이 붙었다 꺼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여러 겹의 공 모양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발견한 것. 이 소재는 속이 빈 공 안에 작은 공, 또 그 안에 작은 공이 있는 모양으로 돼 있어 ‘노른자-껍질’ 구조라고 불리는데, 2차전지나 약물전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이 같은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능성 소재에 지지대를 세우고 코팅한 뒤 지지대를 없애는 등 제작 과정이 복잡하고, 한 번에 많이 만들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실제로 이 소재를 리튬이차전지의 음극소재로 활용했더니 빠른 속도로 충·방전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강 교수는 “여러 겹의 공으로 된 신소재를 간단하게 대량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것이 이번 연구의 의의”라며 “에너지나 IT 분야의 비용을 절감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권위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24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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