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선 타고… 수족관서… ‘고래의 모든 것’ 보여줍니다”

2008.09.08 09:47
‘대형 수족관 안에서는 돌고래 5마리가 유유히 헤엄치며 관광객을 맞이한다. 고래 탐사선을 타고 장생포항을 떠난 관광객들은 울산 앞바다에서 고래 떼를 발견하고 탄성을 지르고….’ 내년 6월경이면 우리나라 고래잡이(포경)의 전진기지였던 울산 남구 장생포 일대에서 벌어질 장면들이다. 내년 6월부터 장생포 고래관광 상품 선보여 2014년까지 158억투입 생태문화도시 조성 ‘즐기는 고래사업’ 年 343억 생산유발 기대 다양한 고래 관광사업 울산시와 남구청은 올해부터 2014년까지 총 158억 원을 들여 14개의 고래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 지식경제부가 8월 1일자로 울산 장생포항 일대 164만여 m²를 ‘울산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로 지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가운데 돌고래 수족관은 기존 고래박물관 옆 3560m²에 지상 3층 규모로 54억6000만 원을 들여 내년 5월 31일 준공된다. 대형 수족관(길이 25m, 너비 15m, 높이 5m)을 설치해 살아 있는 돌고래 5마리를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수족관 옆에는 우울증과 자폐증 환자가 돌고래 2마리와 함께 놀며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고래 세러피(therapy) 센터(길이 6m, 너비 15m, 높이 5m)도 들어선다. 또 지름과 높이가 각각 6m인 터널형 수족관에는 울산 연안에 서식하는 바다고기를 길러 관광객들이 바다 속에 들어간 듯한 체험을 할 수 있게 한다. 1961년 건립된 고래 해체장도 800m² 규모로 복원한다. 이곳에는 고래 기름을 짜는 착유동, 해체한 고래고기를 저장하는 저장고, 해체장비를 보관하는 창고동 등도 갖춘다. 고래가 울산 등 동해를 가장 많이 찾는 4∼11월에는 울산시 어업지도선과 울산해경 경비함정을 이용해 고래탐사를 한다. 울산시는 지난해 3∼12월 울산연안에서 고래탐사를 위한 사전 조사를 한 결과 11차례에 걸쳐 3만여 마리의 고래 떼를 발견해 고래관광이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장생포항 주변 상가 145개 업소의 간판(225개)도 6억5000여만 원을 들여 고래 문양을 넣은 것으로 교체한다. 울산의 관문인 공업탑 로터리에서 장생포 순환도로까지는 28억 원을 들여 보도블록과 가로등 이정표 등에 고래 그림을 새겨 넣는 고래테마거리로 조성된다. 매년 5월 열리는 고래축제(올해 14회)도 전국적인 테마관광축제로 활성화하고 고래역사문화해설가도 양성해 관광객을 안내할 예정이다. 남구청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가 개발되면 연간 343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88억 원의 소득 증가, 628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용역조사 결과 나타났다고 밝혔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고래문화산업이 발전되면 공업도시인 울산은 생태문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과 고래 울산 울주군 언양읍의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에는 300여 점의 동물상이 새겨져 있다. 동물상 가운데는 흰수염고래와 향유고래 등 10여 종, 58점의 고래가 새겨져 있어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도감’으로 불리고 있다. 고래 그림 가운데는 작살에 꽂힌 고래도 있어 선사시대부터 포경이 이뤄진 것으로 역사학자들은 분석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울산 바다를 ‘경해(鯨海·고래바다)’로 불렀을 만큼 고래가 풍부했다. 또 러시아 태평양 포경회사가 1899년 태평양 일대에서 잡은 고래를 해체하는 장소로 장생포항을 선정하면서 장생포는 포경기지로 자리 잡았다. 울산 앞바다에는 귀신고래가 회유하는 것으로 조사돼 1962년에는 이 일대가 천연기념물 제126호(극경회유해면)로 지정됐다.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에 의해 상업포경이 금지되기까지 장생포에는 50여 척의 포경선이 국내 고래 소비량의 80% 이상을 충당했다는 기록도 있다. 2005년 5월에는 IWC 회원국(당시 57개국) 대표와 고래 전문가, 그린피스 등 환경 단체 회원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7차 IWC 연례회의가 울산에서 열렸다. 고래고기 유통은 1986년부터 포경이 금지된 고래가 어떻게 전문식당에서 판매될 수 있을까. 산 고래를 포획하면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그 대신 그물에 걸려 죽거나(혼획·混獲) 죽은 채 발견된(좌초·坐礁) 고래만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유통될 수 있다. 죽은 고래를 발견하면 곧바로 관할 해양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경매가 허락되면 경매대금은 처음 고래를 발견한 사람에게 준다. 가격은 신선도와 크기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1억 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 죽은 고래를 ‘바다의 로또’로 부르는 이유다. 지난달 11일 경북 울진군 죽변항 앞바다에서 그물에 걸려 죽은 밍크고래(길이 7.1m, 둘레 4.4m)는 4470만 원에 팔렸다. 하지만 고래가 고가에 팔리면서 불법 포경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포경 금지 22년’ 풀리려면 국제포경위 5년 정밀검증-투표 거쳐야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가 포경을 금지한 이후, 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아 왔다. 일본처럼 오랫동안 고래고기를 먹어 왔거나 고래에서 기름을 추출해 온 국가는 포경에 찬성하는 반면 환경단체와 미국 등은 여전히 포경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포경 금지 찬반 논란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김두겸 울산 남구청장은 “선사시대부터 내려오는 우리의 전통 고래고기 음식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포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국립수산진흥원 연구원인 변창명(74) 씨는 “포경이 금지된 후 급증한 고래 떼가 오징어 등을 마구 먹어치우는 바람에 어장이 황폐화되고 바다 생태계도 교란되고 있다”며 ‘솎아내기 포경’ 허용을 주장했다. 어민들도 포경 허용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보호단체 등은 반대 의견을 밝힌다. 울산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장태원)은 “울산 남구청이 고래고기 식당을 위해 포경을 요구하는 것은 한국을 반(反)환경국가라고 세계에 알리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IWC는 현존하는 83종의 고래 가운데 대형 고래 13종에 대해서만 포경 금지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985년 12월 고시된 포경 금지 규정(해양수산부 고시 1997-109호)에 모든 고래를 포획 금지 대상으로 규정했다. “‘모든 고래를 잡지 말자’는 유엔의 신사협정을 우리가 수용했기 때문”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포경 허용국이 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 해역의 고래 개체수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 결과를 IWC 과학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과학위는 다시 5년간 정밀 검증과정을 거쳐 IWC 총회에 정식 의제로 상정하면 회원국(지난해 말 기준 72개국) 4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포경 허용국이 될 수 있다. 일본은 1992년까지 과학적인 조사를 마친 뒤 1994년부터 절차를 밟기 시작해 2003년부터 연구용 포경 허용국이 됐다. 우리나라는 2006년부터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고래연구소(소장 김장근)가 고래 개체수 조사를 하고 있다. 2005년 개관 고래박물관 고래-암각화 실물모형등 年25만명 관람객 줄이어 국내 유일의 고래박물관이 울산 남구 장생포에 문을 연 것은 2005년 5월. 65억 원을 들여 6600여 m²에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된 고래박물관에는 흥미로운 볼거리가 많아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월평균 2만300명, 연간 25만 명이 찾는다. 전시실 왼쪽 벽면에는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실물 모형과 포경 도구 등도 전시돼 있다. 또 장생포 포경선원들이 작성한 항해일지와 포경허가문서 등도 비치돼 있으며, 1996년 1월 포경이 금지되기 직전까지 운항했던 포경선 진양5호(98.88t)도 뱃머리 부분이 전시돼 있다. 귀신고래관인 3층 천장에는 길이 13.5m에 이르는 귀신고래 실물 모형이 걸려 있다. 영상으로 귀신고래의 먹이 섭취 과정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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