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킹이 설명하는 태초의 우주

2006.05.17 08:46
태초(빅뱅) 이전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과학계의 초 베스트셀러였던 ''시간의 역사''를 써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스티븐 호킹의 명쾌한 해석을 들어보자. 빅뱅이 시작된 시점을 우주론가들은 태초(the beginning)라고 부른다. 태초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거의 예외없이 "태초 이전은 뭐냐"고 심술굳게 묻는다. 그렇지 않아도 현대 우주론에서 태초는 우주론가들을 무척이나 괴롭히고 있는 주제다. 빅뱅 우주론에서 태초는 어마어마한 밀도와 온도를 가진 특이점(singularity)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특이점이란 물리학의 모든 법칙이 전혀 맞지 않는 시공간으로, 블랙홀의 중심에나 있는 그러한 것이다. 그동안 우주론가들은 이 태초의 특이점을 제거하려고 최선을 다해왔다. 태초가 시공간의 특수한 점이라면 우주의 탄생이 너무 부자연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자신의 무경계 우주론으로 태초를 훌륭하게 설명했다. 그는 태초보다 10분 전의 시간에 대해서 묻는 것은 지구의 북극에서 북쪽으로 1km 간 지점이 어디냐고 묻는 것과 같다고 풀이했다. 이는 정말 기가막힌 해석이 아닐 수 없다. 북극에서는 북쪽이라는 방향조차 없다. 하늘 방향이 북쪽은 아니기 때문이다. 북극에 서있는 사람에게 동쪽이나 서쪽으로 가라고 해도 그 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 동쪽이나 서쪽도 없기 때문이다. 북극에서는 오로지 남쪽이라는 방향만 존재한다. 북극에 서 있는 사람이 넘어지면 남쪽인 것이다. 이렇게 이상한 북극이지만 지형적으로 특이한 점은 결코 아니다. 이는 단지 우리가 지구 표면에 적도를 정하고 동서남북을 지금처럼 정의했기 때문이다. 호킹에 따르면 우주의 시작도 이와 마찬가지다. 우주의 시작은 결코 특이한 조건에서 시작되지 않았고, 태초가 그 이전과 이후의 시간적 경계가 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즉 우주는 ''저절로'' 태어나 진화하게 됐다는 것이다. 호킹의 우주에서는 공간도 지구표면처럼 부피는 유한하나 경계가 없는 존재가 된다. 공간은 휜 3차원 공간, 즉 4차원 구의 ''표공간''과 같은 존재가 돼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호킹의 ''무경계 우주''는 태초 직후부터 0.00…(0이 모두 43개)…01초(이 시간을 플랑크 시간이라고 부른다)가 지날 때까지의 물리학을 모르기 때문에 현재 증명될 수 없다. 이 짧은 찰나에 우주를 지배하는 중력,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 등의 4가지 힘이 모두 한가지의 형태로 통일되는, 우주 최고의 극적인 이벤트가 전개돼야 한다고 우주론가들은 믿고 있다. 하지만 그 극적인 이벤트를 기술할 수 있는 물리학을 아직 우리 인류는 소유하지 못했다. 과학의 가설은 증명돼야 의미가 있지만, 마찬가지 논리로 증명이 아직 안 되었다고 무시할 수는 없다. 호킹은 자신의 ''무경계 우주론''이 단지 ''제안''에 불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태초 직후 그 찰나에 대한 설명에 남은 여생을 바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호킹 박사, “내 블랙홀 이론 틀렸다” 박석재 원장의 칼럼은 1998년 2월 쓰인 것으로 호킹 박사는 2004년 자신의 기존 이론을 뒤집는 새로운 이론을 발표했다. 그 내용을 발췌하여 붙인다. 편집자 주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자신의 블랙홀 이론을 뒤집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해 세계 과학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호킹 박사는 7월 21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제17차 일반상대론 및 중력에 대한 국제학회’에 참가해 블랙홀이 빨아들인 모든 것을 파괴시킨다는 지금까지 자신의 믿음은 틀렸다고 밝혔다. 이번 학회에서 그는 블랙홀로 빨려들어간 물질의 정보(물리량)가 ‘뭉개진 형태로’ 다시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새로운 계산 결과를 제시했다. 호킹 박사는 “당신이 블랙홀로 뛰어든다면 당신의 질량 에너지는 우리 우주로 되돌아올 것”이라며 “물론 당신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뭉개진 형태로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호킹 박사는 블랙홀로 빨려들어간 물질의 정보, 예를 들어 물질을 구성하는 양성자나 중성자의 수와 같은 물리량이 영원히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는 1975년 뭐든지 빨아들이기만 한다고 알려진 블랙홀이 오랜 시간이 지나면 빛을 내놓고 결국 증발해 버린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빛은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라 불린다. 그러나 이때도 블랙홀에서 빨아들였던 물질의 정보는 나오지 않고 단순한 빛만 사방으로 퍼져 나온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시세계를 지배하는 양자역학에 따르면 정보가 완전히 소멸하는 현상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이런 입장에 섰던 대표적 과학자가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의 존 프레스킬 교수. 이는 ‘블랙홀 정보 패러독스(역설)’라고 불린다. 이번 발표는 호킹 박사가 자신의 견해를 뒤집으면서 이 패러독스를 어느 정도 해결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랙홀도 양자역학의 지배를 받는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호킹 박사의 새 이론은 물리학, 특히 ‘끈이론’ 연구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사미르 마튜르 교수팀이 ‘끈이론’에 따라 블랙홀이 입자가 아니라 진동하는 작은 끈으로 구성됐다고 가정하면 블랙홀에서 나오는 빛에 내부 정보가 포함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 호킹 박사는 이번 발표 끝에 자신이 틀렸다는 의미에서 프레스킬 교수에게 크리켓 백과사전을 선사했다. 블랙홀 정보 패러독스에 대해 백과사전을 걸고 프레스킬 교수와 했던 내기에서 졌음을 인정한 것이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이 기사 어떠셨어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