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약도 화학물질… 보관 잘못하면 약효에 변화 생겨요”

2012.10.10 00:00
[동아일보] 먹다 남긴 약, 어떻게 해야할까?

직장인 김모 씨(41)는 최근 이사하면서 구급함에 보관하고 있던 약을 뭉치로 발견했다. 두통약, 소화제, 감기약 등 상비약에서부터 병원에서 처방받았지만 먹지 않고 쌓아뒀던 약이다. 대부분 유효기한이 넘었다. 김 씨는 “처방받고 남은 약들은 다시 먹지 않고 그냥 쌓아뒀는데, 버려야 하나 고민이다”고 말했다. 주부 한모 씨(56·여)는 최근 가벼운 콧물감기에 걸렸다. 병원에 가서 새로 처방을 받을까 생각하다 봄에 먹다 남긴 감기약이 떠올랐다. 약통에서 감기약을 찾아보니 알약과 캡슐 5개가 들어있는 약봉지가 있었다. 목감기, 콧물감기, 기침감기, 오한 등으로 처방받은 약이었다. 5개의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기 부담스러워 다시 처방을 받았다. 이처럼 대부분의 가정마다 상비약통에 먹다 남긴 약이 수북하다. 1주일 분량의 감기약을 처방 받은 뒤 몸 상태가 일찍 좋아지면 나머지 약은 상비약통에 들어가기 마련이다. 남은 약이 아까워 그냥 버릴 수도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 유효기한이 넘으면 어떻게 처리할까

유효기한이 넘은 약을 복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겉으로 볼 때 약의 색이 변했거나 형태가 변형·파손됐다면 복용해서는 안 된다. 약사에게 확인을 요청하자. 오래 보관하지 않은 약이라고 해서 가족이나 친구, 회사 동료의 것을 복용하는 것도 금물이다. 처방된 약은 나이, 건강 상태, 만성병 등을 고려해 특정인에게 맞춘 것이다. 똑같은 질병으로 예전에 처방받았던 약이라 해도 유효기한이 넘으면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 유효기한이 넘으면 약효가 감소된다. 공기와 접촉해서 화학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변질됐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조제 이후 6개월이 지나면 약효가 크게 감소한다. 유효기한이 넘은 약을 복용하는 것은 상한 음식을 먹는 것과 같다. 유효기한이 넘지 않았더라도 질환상태가 다를 수 있으므로 약사 등 전문가의 상담을 거친 뒤 복용하는 게 안전하다. 이 때문에 처방을 받으면 먼저 약의 유효기한을 확인하고 기억해야 한다. 약의 설명서와 포장을 그대로 보관하면 유효기한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제대로 보관하려면 약은 일반적으로 직사광선을 피하고 습기가 적은 서늘한 곳이나 상온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약의 종류에 따라 보관 방법은 다를 수 있다. 냉장, 상온 보관 등 여러 방식이 있다. 약은 화학물질이므로 주변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다. 보관법이 잘못되면 약효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설명서를 잘 보면서 정확한 보관 방법을 지켜야 한다. 알약은 종류에 따라 습기에 특히 취약하다. 특히 호일형태로 포장된 약일수록 습기에 약할 가능성이 크다. 가루약은 습기 말고도 직사광선에도 취약하다. 이런 약들은 원래 포장 그대로 보관하는 게 좋다. 장기간 보관할 때는 습기를 최대한 막기 위해 랩으로 싸 두는 것도 좋다. 시럽이나 물약은 일반적으로 상온에 보관한다. 다만 뚜껑을 오래 열어두면 공기 중 이물질이 들어갈 수 있다. 사용한 뒤 즉시 뚜껑을 닫아야 한다. 장기간 보관하면 약의 주요성분이 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다. 복용하기 전에 충분히 흔들고 사용하는 게 좋다. 안약은 약이 나오는 입구가 눈이나 손에 직접 닿으면 내용물이 오염될 수 있다.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연고나 크림 형태의 약은 색깔이 변하거나 딱딱해졌다면 변질된 것이다. 버려야 한다. 약을 잘 보관하기 위해서는 처방전을 2장씩 받는 것도 좋다. 병·의원에서 처방전을 받을 때 약국 제출용 이외에 자신의 처방전도 요구한다. 처방전을 보관하면 약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잊어버려도 이후 인터넷 검색 등으로 복용 요령, 보관법 등에 대해서 알 수 있다. ○ 함부로 버리면 환경 파괴 한국의 병원 처방약은 외국보다 2배 정도 많다. 연간 1인당 병원 진찰 횟수도 비슷한 경제력을 가진 국가들과 비교하면 2배 정도 많다. 이러니 복용하지 않고 남는 약도 많다. 하지만 폐의약품을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리면 매립 과정에서 침출수가 나와 토양과 하천을 오염시킨다.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가정에서 먹다 남은 약은 모아서 가까운 약국이나 폐의약품 수거시설에 보내는 게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 수거된 폐의약품은 800도가 넘는 고온에서 전량 소각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만2000여 개 약국과 보건소를 통해 회수한 폐의약품은 무려 348t에 달했다. 라면 박스로 5만8000개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도움말=대한약사회 이유종 동아일보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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