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불산누출 2차 피해 확산… 주민-소방관 등 890여명 건강이상 호소

2012.10.05 00:00
지난달 27일 경북 구미시 산동면에서 발생한 불산(弗酸·불화수소산) 가스 누출 사고와 관련해 정부 합동조사단이 구성되고 피해를 입은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정밀 역학조사도 실시된다. 사고가 난 지 일주일 만이다. 정부는 4일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재난합동조사단’을 5일 현지에 보내 피해 규모를 조사한 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또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부 주관으로 ‘불산 사고 환경대책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해 환경부 지식경제부 소방방재청 합동으로 유독물 취급 사업장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된 주민과 출동 소방관 등 전원에 대해 정밀 역학조사도 하기로 했다. 역학조사는 구미시보건소의 기초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5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환경부는 4일 환경보건정책관실 직원 및 국립환경과학원 소속 전문가들을 현지에 보내 피해 상황을 파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가스 누출로 인한 피해 때문에 주민들의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려면 대기 토양 수질 등에 대한 정밀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스 누출로 장기간 피해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주민 및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과거 화학물질 누출 사고는 대부분 공장 내부 등 좁은 범위에만 영향을 미쳤지만 이번처럼 광범위하게 주민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서 불과 100m가량 떨어진 봉산마을에서는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주민이 늘고 있다. 지금까지 치료를 받은 주민과 경찰관, 소방관 등은 890여 명에 달한다. 상당수 주민은 아예 외출을 삼가거나 하루에 몇 번씩 샤워를 해야 겨우 잠을 잘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이날 오전 주민대책회의를 열어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정부에 촉구했다. 사고대책위원장인 박명석 봉산리 이장(49)은 “시간이 갈수록 생계가 어려운 주민이 많아지기 때문에 피해 보상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며 “아픈 노인들의 정밀 건강검진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현재 농가별 농작물 피해 조사 대장을 만들어 경작지와 농기계, 가축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으며 5일 조사가 끝나는 대로 보상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대구지방환경청은 낙동강과 구미지역 하천은 사고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미 한천과 낙동강 등 5곳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 및 불소를 측정한 결과 모두 수돗물 수질기준 이하로 나타났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이는 불산이 구미 주변 하천으로 유입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성호 동아일보 기자 starsky@donga.com   대구=장영훈 동아일보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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