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특허전쟁 쇼크]“애플稅, 스마트폰 가격 올려… 소비자가 부담 떠안을 것”

2012.08.27 00:00
이번 평결로 삼성전자는 거액의 손해배상 부담을 지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하면 모바일기기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시장을 잃을 위기에 놓이게 됐다. 또 구글의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한 애플의 특허 공세가 더 강화돼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 역시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구글, 모토로라, LG전자, HTC 등 안드로이드 진영이 애플에 특허를 사용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뜻의 이른바 ‘애플세(稅)’가 소비자 부담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애플은 2010년 자사 특허를 사용하는 대가로 스마트폰은 대당 30달러(약 3만4000원), 태블릿PC는 대당 40달러(약 4만5000원)를 내라고 삼성전자에 요구했다.

○ 삼성전자 모바일기기 사업 차질 삼성전자는 이번 평결로 올해 영업이익 예상액인 20조 원의 약 6%에 이르는 10억4934만 달러(약 1조1900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물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배심원단이 특허 침해의 고의성을 인정함에 따라 최종 판결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까지 물리면 배상금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배심원단이 특허 침해를 인정한 갤럭시S2, 갤럭시탭10.1 등 20여 종에 대한 애플의 미국 내 판매금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 최악의 경우 미국시장을 잃을 수도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미국시장 내 점유율은 25.9%에 이른다. 삼성전자가 미국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0년 6월부터 2년간 갤럭시S2 등 스마트폰 2125만 대를 팔아 75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태블릿PC는 140만 대를 팔아 6억44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판매금지가 현실화하면 연간 4조6000억 원의 매출이 사라지는 셈이다. 삼성전자로서는 이번 평결에 따라 애플의 특허를 베낀 ‘카피 캣(copy cat·모방꾼)’의 이미지를 안게 된 것도 브랜드 이미지에서 큰 부담이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계속 사업을 하려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이번 소송에선 제외됐지만 애플이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3 등에 대해 추가 소송이나 별도의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가능성도 크다. 삼성전자는 차기 모델에서는 이번에 문제가 된 ‘바운스 백’(페이지를 끝까지 이동했을 경우 튕겨져 나오도록 표현해 알려주는 기능)을 제외하는 등 특허 침해를 피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훈 아주양헌 특허전문 변호사는 “삼성전자의 차기 버전은 소송 후에 개발해 회피 설계를 했기 때문에 앞선 판결에 귀속되지 않고 별개의 재판을 통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안드로이드 진영 타격 안드로이드폰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애플이 주축이었던 시장의 판도를 뒤바꿨다. 하지만 애플은 후발 주자인 안드로이드 진영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특허 침해 공세를 펴왔다. 따라서 이번 소송은 삼성과 애플 양자만의 대결이 아니라 삼성이 대표하는 안드로이드 진영과 애플 간의 싸움으로 받아들여졌다. 구글이 삼성전자에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측면에서 지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을 상대로 한 ‘세기의 특허 소송’에서 승기를 잡은 애플은 HTC, LG전자 등 안드로이드 진영의 다른 제조사에도 본격적인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안드로이드 진영은 비싼 특허 사용료를 물거나 애플의 특허 공세를 피해 디자인과 사용자환경(UI)을 다시 디자인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미국의 정보기술(IT) 분야 조사기관인 IDC는 “애플 디자인이나 소프트웨어 기술 특허권을 사용하는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의 제조비용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알 히르와 IDC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스마트폰 업계에 ‘애플세’가 생길 것”이라며 “이로 인해 스마트폰 값이 오르게 될 것이고, 결국 소비자가 피해를 떠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을 통해 애플의 특허가 광범위하게 인정되면서 글로벌 IT업계가 위축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소송 우려로 후발 스마트폰 업체들의 제품 개발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석 동아일보 기자 nex@donga.com   박창규 동아일보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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