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 김혜수가 자물쇠 따는 비결은…

2012.08.17 00:00
매력적인 10명의 도둑이 다이아몬드 하나를 훔치는 대작전이 한국 영화계를 뒤흔들고 있다. 개봉 22일 만에 1000만 관객의 마음을 훔친 영화 ‘도둑들’이다. 스타급 배우의 열연과 줄타기, 변장, 액션 등 화려한 볼거리가 가득한 이 영화의 백미는 전설의 금고털이 ‘팹시’(김혜수)다. 그녀와 홍콩경찰 ‘줄리’가 철통보안을 자랑하는 금고를 따는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귀걸이만으로도 가정집 등 각종 자물쇠를 따는 팹시의 기술은 정말 가능한 걸까. 자물쇠를 따려면 우선 자물쇠가 어떻게 잠기고 열리는지 알아야 한다. 가정집 잠금장치에 많이 쓰이는 ‘실린더형 자물쇠’는 원기둥(실린더)과 실린더를 감싼 원기둥 틀(실린더 플러그)로 이뤄진다. 문이 잠겨 있으면 다섯 쌍의 핀이 실린더와 실린더 플러그 사이에 고정돼 손잡이가 돌아가지 않는다. 핀 한 쌍은 바닥 핀과 드라이버 핀으로 구성된다. 실제 실린더와 실린더 플러그를 고정하는 건 드라이버 핀이다. 바닥 핀은 열쇠 구멍과 맞닿아 열쇠가 들어왔을 때 드라이버 핀을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5개의 서로 다른 홈이 파인 열쇠가 열쇠 구멍에 들어가면, 바닥 핀을 밀어 올린다. 그러면 드라이버 핀 5개도 밀려 실린더와 실린더 플러그의 경계선에 일직선으로 늘어선다. 이때 손잡이를 돌리면 실린더와 실린더 플러그가 분리돼 문이 열린다. 이창일 열쇠직업학원 원장은 “결국 잠금장치의 원리를 알면 열쇠가 없어도 문을 열 수 있다”며 “관건은 실린더와 실린더 플러그 사이에 있는 드라이버 핀이 일직선이 되도록 조절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잠금장치의 원리를 파악해 수도권에서 200여 차례 빈집을 턴 도둑도 있었다. 이들은 열쇠 구멍에 쇠막대 등을 넣고 망치로 쳐 힘을 주는 방법을 썼다. 망치로 친 힘이 바닥 핀을 통해 드라이버 핀에 전해지면 드라이버 핀이 위로 솟아오르므로, 실린더와 실린더 플러그를 쉽게 분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원장은 “원리를 알면 ‘열쇠 한 개로 가정집 문 90%는 열 수 있다”면서도 “영화 속에서처럼 귀걸이 같은 뾰족한 핀 하나로 순식간에 자물쇠를 따긴 어렵다”고 말했다. 귀걸이 하나로 드라이버 핀과 실린더를 동시에 다룰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열쇠기술자들도 드라이버 핀을 잡고, 실린더를 돌리는 특수한 장비를 사용하는 등 까다로운 작업을 한다. 그렇다면 자물쇠를 더 안전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 전문가들은 열쇠나 드라이버 핀의 모양을 바꾸면 된다고 제안한다. 열쇠 끝부분을 물결무늬나 ‘ㄹ’자 등으로 다양화하면서 열쇠 구멍도 복잡하게 만들면 훨씬 안전해진다. 열쇠 구멍에 넣을 수 있는 적당한 쇠막대를 찾기가 쉽지 않고, 망치로 친 힘을 드라이버 핀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기도 어려워서다. 드라이버 핀 모양을 변형한 ‘저항 핀’을 쓰는 방법도 있다. 저항 핀은 단순한 원기둥 모양이 아니라 실을 감는 실패, 버섯, 톱니 모양 등으로 생겼다. 이런 드라이버 핀이 설치된 자물쇠는 망치로 쳐서 충격을 줘도 드라이버 핀이 곧장 솟아오르지 않는다. 그 덕분에 드라이버 핀이 비스듬하게 끼어 문이 열리지 않게 된다. ▲실린더형 자물쇠가 열리는 원리 ▲망치로 실린더형 자물쇠는 여는 방법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이 기사 어떠셨어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