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 답한다]3D 스캐닝과 현대인 체형 활용, 옛 유골의 얼굴 복원 가능

2012.08.01 00:00
[동아일보] 《 Q. 최근 이탈리아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작 ‘모나리자’의 실제 모델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굴됐다. 유골을 바탕으로 얼굴을 복원하면 ‘모나리자’ 그림과 비교도 가능하다고 한다. 유골로 실제 얼굴을 어떻게 복원할 수 있을까. (ID:carla***) 》

2009년 미국 사이언스지가 선정한 최고의 과학적 성과는 440만 년 전의 고인류 여성 화석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의 복원이었다. 같은 해 한국에선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1500년 전 순장됐다가 경남 창녕군 송현동 가야고분에서 발굴된 16세 소녀 ‘송현’이의 얼굴을 복원해 화제가 됐다. 고고학 조사에서 형체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뼈가 출토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특히 얼굴 복원을 할 만큼 온전한 사람의 뼈를 발견하는 것은 큰 행운이다. 4만∼5만 년 전부터 지구상에서 퍼져 나가 후기 구석기 문화를 탄생시켰던 현생 인류 호모사피엔스 이래로 현재까지 인간은 동일한 생물학적 특징을 갖고 있다. 물론 지역과 환경에 따라 신체적 특징은 다양하지만, 현재 우리의 모습이 과거 사람들의 신체를 복원하는 데 유용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사람의 뼈에는 나이, 근육량, 질병, 체형 등을 과학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매우 다양한 개인적 단서가 남아 있다. 치아의 마모도, 넓적다리뼈의 길이, 근육이 붙었던 부분의 형태 등이 그것이다. 사람 뼈가 출토되면 성별, 나이, 키 등 죽은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는 해부학적 연구, 질병을 파악하는 병리학적 연구, 식생활을 복원하는 유전학적 연구 등이 진행된다. 특히 식생활연구의 경우 뼈 속에 남아 있는 콜라겐의 안정동위원소를 분석해 일상생활에서 섭취했던 동식물의 종류와 섭취량을 알 수 있어 최근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죽은 사람이 땅속에 묻히게 된 사회적 배경과 문화적 특징을 밝히는 고고학적 연구는 역사의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인문사회학적 영역을 담당한다.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신체부위로 복잡한 분석과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3차원(3D) 스캐닝과 컴퓨터단층촬영(CT) 등으로 얼굴뼈를 디지털화하는데, 코와 귀 같은 물렁뼈, 피부, 근육 조직은 거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출토된 얼굴뼈와 같은 성별, 같은 나이, 같은 체형의 현대자료를 선별해 활용한다. 1500년 전 순장된 ‘송현’이의 경우 16세 전후의 나이, 매우 가냘픈 체형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같은 신체조건에 속하는 16세 여고생들의 얼굴을 초음파영상기기로 측정하고, 인체통계학적으로 의미 있는 물렁조직의 두께와 특성을 산출한 후 근육과 피부를 복원한 것이다. 얼굴 복원은 어찌 보면 현대인을 토대로 한 ‘가상의 복원’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전문지식과 기술이 융합해 이뤄내는 이 작업은 마치 말 없는 뼈의 증언을 토대로 죽은 사람의 몽타주를 작성하는 것과 같다. 여기에 고고학적으로 밝혀진 죽음의 문화적 특성, 예를 들어 강제로 땅속에 묻혔거나 평화롭게 안장됐던 ‘죽음의 상황’을 조형학적 생동감으로 재구성하면 뼈가 말해주는 ‘삶과 죽음의 진실’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게 된다. 이성준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질문은 e메일(savoring@donga.com)이나 우편(110-715 서울 종로구 세종로 139 동아일보 문화부 ‘지성이 답한다’ 담당자 앞)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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