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영재 없다”… 2인 1조 문제풀이

2012.07.18 00:00
[동아일보] 수학올림피아드 ‘한국 1위’ 서울과학고 영재학습 비결

한국이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처음으로 종합 1위를 하면서 국내 수학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과목을 꼽으라면 단골 1위가 수학인 풍토에서 한국 학생들이 최고의 성적을 얻은 비결은 무엇일까. 단일 학교로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가장 많은 수상자를 배출한 서울과학고가 비결을 보여준다.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시험 현장에서 한국 대표단의 분위기는 다른 나라와 사뭇 달랐다. 일부 국가는 학생 간에 경쟁이 과열돼 불화가 밖으로 터져 나왔다. 한국 학생들은 서로 도와주고 끌어줬다. 우선 대표 6명 가운데 5명이 서울과학고 선후배라서 친밀감이 남달랐다. 이들은 학교의 수학수업 방식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교사와 학생이 질문과 토론을 하면서 문제를 풀어 나가니까 논리력이 탄탄해졌다. 서울과학고는 2인 1조로 문제를 풀면서 결과를 이끌어 내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이번 수학올림피아드에서 2위를 차지한 1학년 김동률 군은 ‘블록 도형에 대접하고 고정점을 포함하는 최대 넓이의 삼각형에 관한 연구’라는 과제를 3월에 친구와 공동으로 맡았다. 이때 함께 토론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확장하고 심화시킬 수 있었다고. 남선주 서울과학고 수학 교사는 “수학 문제는 혼자 풀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 아이들의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수요일 오후, 중간고사 이후 등 특정한 기간에는 학교 진도와 관계없이 학생이 원하는 내용을 스스로 하도록 허용한다. 또 실생활에 응용할 만한 내용이나 이야기 형식으로 접근해 수학에 대한 흥미를 북돋우려고 한다. 신희관 서울과학고 교감은 “높은 학구열을 충족시키기 위해 교수 등 전문가들의 피드백을 주는 방법도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학생의 수학 능력을 더 높이려면 영재 교육의 ‘질’과 일반 교육의 ‘양’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경옥 세종과학고 수학 교사는 “우리 사회가 수학을 포함한 기초과학에 투자를 많이 해야 영재들이 이 길을 계속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최근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성적이 급상승하는 비결도 사회적 뒷받침 때문이다. 월가에서 수학 전공자에게 높은 연봉을 주고, 미국 국방부가 수학자를 거액에 스카우트하면서 엘리트 수학 열풍이 불고 있다는 말이다. 평범한 학생이 수학에 흥미를 느끼도록 수업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제남 인하대 수학과 교수는 “국내 초중고교는 선진국에 비해 수학 진도가 1년 정도 빠르고 학습량이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신진우 동아일보 기자 niceshin@donga.com   김희균 동아일보 기자 foryou@donga.com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이 기사 어떠셨어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