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사후피임약, 낙태에 남용 우려”… 약학계 “사전피임약, 안전성 이미 입증”

2012.06.08 00:00
이번 의약품 재분류의 가장 큰 논란은 피임약을 둘러싸고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먹는 사전피임약이 국내에 도입된 지 44년 만에 전문의약품으로 바뀐다. 사후피임약은 일반의약품이 되면서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사전피임약은 일반의약품, 사후피임약은 전문의약품이었다. 구입 방식이 180도 바뀐 이유는 사전피임약의 부작용이 사후피임약보다 더 크다는 분석 때문이다. 사전피임제는 배란주기를 일정하게 하는 에티닐에스트라디올 복합제다. 대개 21일간 복용하고 7일 동안 먹지 않아야 한다. 생리가 끝나면 이런 식으로 계속 복용해야 한다. 국내에는 멜리안정, 미뉴렛정, 마이보라, 머시론정 등 11개 품목이 나와 있다.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2010년을 기준으로 사전피임약 연간 생산액은 약 52억5181만 원에 이른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사전피임약은 장기간 먹는 데다 여성호르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유방암 환자, 혈전색전증 환자, 40세 이상이거나 비만, 흡연자는 신중하게 복용해야 하는 만큼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상담해야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캐나다와 유럽 국가 대부분에서는 사전피임약이 전문의약품이다. 사전피임약이 지금까지 일반의약품이었던 데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과거에는 산아제한 정책으로 보건소에서 사전피임약을 보급하기 위해 일반약으로 분류했다. 최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재분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사후피임약은 성관계 후 72시간 안에 두 알을 복용하는 만큼 부작용이 작다는 것. 하지만 식약청의 결정에 의약계 모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사후피임약은 사전피임약보다 호르몬이 10∼15배 많이 포함됐다. 잘못 사용하면 출혈 같은 부작용과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사후피임약이 배란과 수정을 막아주는 기능이어서 피임실패율이 15%에 이르며 청소년이 쉬운 낙태 방법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점도 들었다. 대한약사회는 “사전피임약은 안전성이 입증됐으므로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부작용에 관한 상담은 약사와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샘물 동아일보 기자 evey@donga.com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이 기사 어떠셨어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