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생명과학의 심장, 바이오쿼터를 가다

2012.05.21 00:00
세계 최초의 복제양 돌리가 탄생한 스코틀랜드 에딘버러대는 전통적으로 의학과 생명과학이 강하다. 클로로포름의 마취 효과를 발견한 제임스 영 심슨, 무균수술법으로 외과수술의 혁명을 가져온 조셉 리스터가 바로 에딘버러대 출신이다. 페니실린을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도 에딘버러대 학장을 지냈고, 진화론의 아버지로 불리는 찰스 다윈 역시 잠깐이었지만 에딘버러대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그런 에딘버러대가 이제 산업화에 발벗고 나서면서 생명과학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초 연구 중심의 대학과 임상 시험이 가능한 병원, 상업화를 담당하는 바이오 기업을 한 곳에 모아 놓은 생명과학단지 ‘바이오쿼터’가 새 바람의 중심에 있다. ●기초-임상-산업화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 바이오쿼터는 에딘버러 시내에서 버스로 20분이면 갈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우수하다. 현재 바이오쿼터에는 에딘버러대 의대와 임상의학연구소인 퀸즈메디컬연구소, 에딘버러왕립병원, 줄기세포 연구로 유명한 스코틀랜드재생의학연구소가 있다. 여기에 생명과학기업들이 입주할 건물인 ‘바이오인큐베이터’가 곧 완공을 앞두고 있다. 영국의 교통난에 대해 익히 들었던 기자는 서둘렀던 바람에 약속장소에 예상보다 빨리 도착했다. 퀸즈메디컬연구소 바이오쿼터 기획실장인 마이크 피넨 박사는 “교통이 좋으며 런던 인근보다 부동산 가격과 숙련된 기술자의 인건비가 20% 가까이 저렴하다는 점이 기업을 유치하는 데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피넨 박사는 “기초 연구에서 상업화에 이르는 시간을 단축시켜 새로운 치료법을 환자에게 빨리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이오쿼터의 설립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쿼터에 입주한 기업은 연구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기초와 임상 연구 자료를 상업화 개발에 이용할 수 있다. 영국 거대 제약사인 글락소 스미스클라인도 여기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 상업화 경시하는 분위기 바꿔야 연구소 내부의 창업 활동도 활발할 뿐만 아니라 권장되고 있다. 피넨 박사는 “전통적으로 유럽의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연구에만 치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는데, 우리는 이를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역시 약학을 전공한 뒤 산업계에 뛰어들어 창업을 했던 연구자다. 보수적인 분위기를 바꾸고 창업을 장려하기 위한 활동도 여러 가지다. 창업에 관련된 세미나를 1년에 4회씩 열고, 산업계 인맥을 만나 네트워크를 다질 수 있는 자리도 주선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교수, 연구원,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상품화할 수 있는 의료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대회가 열린다. 그 결과 7년 전 바이오쿼터가 생긴 이래 지금까지 18개 기업이 탄생했다. 상업화를 중요시하는 이유에 대해 피넨 박사는 “돈보다는 새로운 기술이 지닐 수 있는 영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환자에게 새 치료법을 빠르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상업화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쿼터는 2016년까지 어린이 신경병원과 뇌과학연구소를 추가해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2010년에는 스코틀랜드 출신인 '해리포터' 작가 JK 롤링이 다발성경화증연구소를 짓는 데 1000만 파운드를 기부하기도 했다. 피넨 박사는 “현재 1200명 가량의 연구원이 2000명 정도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바이오쿼터에 관심 있는 한국 기업도 얼마든지 환영한다”고 말함 밝게 웃었다. ※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유럽저널리즘센터(EJC)의 한-EU 언론교류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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