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유전자 찾았다

2012.05.20 00:00
끔찍한 사고나 자연재해를 경험하고 난 뒤, 고통을 계속 느끼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기억력이 PTSD 발병에 관련 있을 것이라고 여겨 왔는데, 최근 유럽 연구진이 그 실체를 밝혀냈다. 스위스 바젤대 도미니크 드 쿼베인 교수가 이끈 스위스와 독일 공동 연구진은 기억력을 증가시키면서 동시에 PTSD의 위험도 높이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18~34세에 해당하는 스위스 남녀 723명을 모집해 정서를 자극하는 사진들을 보여준 다음, 10분 뒤 사진의 내용을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뒤 각 사람의 DNA를 채취해 단일염기다형성(SNP)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정서적 기억에 관여하는 유전자 ‘PRKCA’가 위치한 자리에 ‘AA’라는 유전자형이 나타난 참가자는 사진을 상세히 기억하고, ‘GG’로 나타난 사람은 사진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G’로 나타난 사람의 기억력은 중간 정도였다. 또 성인 남녀 394명을 추가로 모집해 같은 실험을 진행하면서 참가자의 뇌를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확인했다. 그 결과, PRKCA 유전자의 변이는 정서적 기억을 보관하는 용량과 기억이 저장되는 동안 뇌의 활성도와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1994년 르완다 대학살을 피해 우간다의 난민캠프에 거주하고 있는 347명을 대상으로 A 형질의 분포상태를 검사했다. 이들 중 134명은 PTSD 진단을 받은 상태였다. 검사 결과, PTSD 진단을 받은 사람에게는 A 형질이 많이 나타났다. 유전자형이 AA나 AG인 경우가 72.4%로 PTSD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57.7%)보다 많았다. 쿼베인 교수는 “강력한 기억력이 PTSD를 일으키는 위험인자 중 하나임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며 “앞으로 PTSD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 변이를 더 찾고 이들의 분자 메커니즘을 규명하려면 대규모의 유전학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이 기사 어떠셨어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