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먹통땐? 배 비행기, INS로 별 각도기로 길 찾는다

2012.05.18 00:00

“내비게이션이 없었을 때는 어떻게 운전했지.” “콜럼버스는 어떻게 신대륙을 발견한 거지.” 최근 북한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으로 국내 비행기와 선박들이 운항에 큰 혼란을 겪었다. 그런데 GPS가 없는 시절에도 비행기, 배, 자동차는 멀리 떨어진 목적지까지 문제없이 잘 찾아갔다. 현대인들이 GPS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GPS는 1970년대 군사용으로 개발돼 사용되다가 1980년대 한 민간 항공기 사고를 계기로 일반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민간 선박과 자동차 등에 급속도로 확산된 것은 최근 10년간 생긴 일로, 실제 GPS에 의존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항법팀 남기욱 연구원은 “GPS가 없더라도 배나 비행기를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기술은 다양하다”고 말했다. 비행기는 ‘관성항법시스템(INS)’이란 장비를 쓰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출발 장소를 기준으로 속도나 운항 방향을 수학적으로 계속 계산하면서 현재 위치를 가늠하는 장비다. 현재 모든 비행기에 기본 장비로 탑재돼 있다. 문제는 비행시간이 짧으면 큰 문제가 없지만 장시간 비행할 경우 거리와 시간을 계산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오차가 커진다는 점이다. 이때는 초단파무선표지(VOR)를 이용해 보정한다. 이 장치는 국제 협약에 따라 각 국가가 항로에 설치한 전파신호 장치다. VOR 인근에 비행기가 접근하면 비행기와의 거리를 계산해 비행기로 보내준다. 중대형 선박은 비행기처럼 INS를 쓴다. 비행기에 비해 속도가 빠르지 않아 다소 오차가 있어도 운항에는 큰 지장이 없다. 육지 근처라면 비행기가 사용하는 VOR와 흡사한 ‘로란(LORAN)’이라는 장비에서 정보를 받아 위치를 인식한다. 2개 이상의 기지국에서 발사되는 전파를 활용해 선박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다. 신호를 받을 수 없을 때는 해안가의 바위 등 해도에 표시된 눈에 띄는 지형을 찾아낸 뒤, 배와의 각도를 측정해 거리를 계산하는 ‘지문항법’을 쓴다. 먼바다에서는 해나 달, 별을 바라보고 길을 찾는 ‘천문항법’이 아직 많이 쓰인다. 정확한 시간과 배에서 별까지의 각도를 알 수 있다면 배의 현재 위치를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대형 선박은 별 각도기인 ‘육분의(六分儀)’를 의무적으로 싣게 돼 있다. 잠수함은 주로 INS에 의존한다. 물속에서는 전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육지가 가까운 곳에서 바다 위로 부상하면 로란을 이용할 수 있지만 많이 쓰지는 않는다.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안전방재기술연구부 공인영 책임연구원은 “전문 항해사는 GPS가 없더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얼마든지 길을 찾을 수 있다”면서 “고기잡이 배, 요트 등을 모는 일반인은 GPS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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