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공기가 건망증 심하게 만든다

2012.02.15 00:00
“어이구, 우리 귀여운 강아지 왔어? 참 근데 네 이름이 뭐지.” 오랜만에 찾아온 손자가 반가워 할머니는 이름을 부르려고 하지만 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나이가 드니 자꾸 깜빡한다. 할머니는 “늙으면 건망증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냐”며 웃기는 하지만 치매가 아닌가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이런 할머니의 건망증이 단순히 나이 탓만 아니라 생활환경 때문일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러시의대 제니퍼 웨베 박사팀은 먼지가 많은 환경에서 오랫동안 살면 인지능력이 수 년 정도 감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내과 아카이브’ 13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1995년부터 2008년까지 70~81세의 여성 1만 9409명을 대상으로 ‘코호트조사’를 실시했다. 코호트조사는 오랜 기간 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의 발병 여부를 조사하는 연구 방법이다. 연구진은 미국환경보호청(USEPA)에서 조사한 미국 지역별 먼지 농도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곳에 사는 여성들에게 전화를 걸어 인지능력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오늘의 날짜는?” “사과, 동전, 탁상 세 단어를 따라 말하시오” 같은 간단한 질문을 통해 실험참가자의 인지능력과 정신건강, 반응속도 등을 파악했다. 이 같은 전화인터뷰는 2년마다 한 번씩 총 3회 진행됐다. 실험참가자가 사는 곳의 먼지 농도와 인지 능력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공기 중 먼지 농도가 10㎍/㎥ 높은 곳에 사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곳에 사는 두 살 많은 여성과 비슷한 인지능력을 보였다. 2년 정도 빨리 인지능력이 감퇴했다는 얘기다. 물론 인지능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인 나이, 학력, 운동량, 음주량 등의 변수는 분리해, 이번 연구결과는 먼지와 인지능력과의 관계만 보여주고 있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다. 웨베 박사는 “코호트조사를 통해 인지능력 감퇴는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을 확인했다”며 “정부는 여성의 뇌 건강을 위해 공기 중 먼지 농도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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