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6500m 훑는 日 유인잠수함에 입이 ‘쩍’

2012.02.03 00:00

“춥고 어두운 심해의 생물은 무엇을 먹고 살까요?” 일본 도쿄에서 전철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가나가와 현 요코스카 시에는 세계 최고 성능의 심해 유인 잠수함을 갖고 있는 ‘일본해양연구발전기구(JAMSTEC)’가 있다. 지난달 30일 2012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가 글로벌 해양리더로 선발한 해양베스트체험단과 일본의 대표 해양 연구 현장을 방문했다. 심해 생물학자 쓰치다 신지 박사는 방문단의 인사를 받자마자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JAMSTEC이 발견한 ‘심해 게’ 연구 성과를 알려주기 위한 화두였다. 연구실은 심해 게가 사는 심해 수온과 비슷한 섭씨 0∼2도로 싸늘했다.

연구실에서는 심해 게가 정확히 어떤 물질을 양분으로 삼는지를 찾는 연구가 한창이었다. 쓰치다 박사는 “지상에선 유해물질로 분류되는 황화수소와 메탄가스가 심해 생물에겐 중요한 양분”이라고 설명했다. 심해 게는 자신의 털에 이 같은 물질을 분해하는 박테리아를 키운 뒤 잡아먹는다. 옆방에는 바다 깊숙이 가라앉은 고래 뼈에서 발견한 일명 ‘좀비 벌레’를 키우고 있다. 이들은 뼛속 물질을 흡수해 살아간다. 1977년 해저화산의 열수가 뿜어져 나오는 구멍에서 생물이 처음 발견된 뒤 심해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생물들이 수없이 발견됐다. 심해에는 빛이 없어 생물이 살기 힘들 것이라던 과학자들은 각종 심해 생물이 발견되면서 기존의 이론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지구진화연구실 기타자토 히로시 박사는 “심해 생물의 생존전략을 통해 지상의 유해물질을 분해하는 방법이나 인간과 동물을 위한 새로운 식량 생산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JAMSTEC에서 이런 연구가 가능한 것은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곳까지 탐사할 수 있는 유인 잠수함 ‘신카이6500’이 있기 때문이다. 연구실에서 나와 항구를 따라 조금 걸어가니 창고 한쪽에 길이 9m, 폭 2.7m, 높이 3.2m의 잠수함이 보였다. 신카이6500은 심해라는 뜻의 ‘신카이’에 안전하게 잠수할 수 있는 깊이를 더한 이름이다. 지구상에서 수심이 6500m를 넘는 바다는 2%에 불과하다. 바다는 수심이 10m 깊어질 때마다 압력이 약 1기압씩 높아져 수심 6500m의 수압은 수면의 650배에 달한다. 이런 엄청난 수압을 견디기 위해 신카이6500의 조종실은 7.35cm 두께의 티타늄을 사용해 구 모양으로 만들었다.

이 잠수함을 조종했던 아카자와 가쓰후미 씨는 “20년간 1000번이 넘는 잠수에도 안전을 지킨 비결은 겨울마다 철저한 정비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신카이6500은 해저 5351m에서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균열을 촬영하기도 했다. 바다를 향한 일본의 관심은 연구에 그치지 않고 대중화로 이어진다. 도쿄해양대 해양정책문화과 사사키 쓰요시 교수는 “일본의 해양 과학기술은 세계 최고로 꼽히지만 해양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아직 부족하다”며 “현재 과학기술과 문화를 균형 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에서는 JAMSTEC의 심해 생물 사진전과 함께 신카이6500이 6월 29일부터 3일간 일반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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