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주력전차 K1A1 설계도 국책연구원이 美로 빼돌려

2012.01.31 00:00

육군의 차세대 주력 전차로 불리는 K1A1 전차의 설계도면을 해외로 유출한 혐의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책임연구원이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대전지검은 대덕특구 내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H연구원 책임연구원인 김모 씨(56)를 방위사업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5월 이 연구기관 신뢰성평가센터장으로 근무하며 K1A1 전차의 조향장치 설계 도면을 미국의 F사에 국제우편으로 유출한 혐의다. K1A1 전차는 국내 자체 기술로 제작돼 보급된 육군 주력 전차로 김 씨는 당시 감사원으로부터 의뢰받아 전차 내구도 시험을 수행했다. K1A1 전차는 조향 및 파워 팩(변속장치) 등에서 품질 불량이 나타나 리콜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김 씨가 금품을 받고 미국 F사에 도면을 건넸는지를 조사했지만 확인하지 못했다. 김 씨는 검찰 조사에서 “관련 부품의 개선 방안을 찾아보려 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K1A1 전차를 시험평가하면서 국내 무기도입 획득 절차 및 시험평가 시스템에 대해 문제점을 잇달아 지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김 씨가 2008년 8월 다른 사람을 내세워 기계제조업체 3개를 설립한 뒤 자신이 근무하는 연구기관에 자재를 원가보다 비싸게 납품토록 해 차액 5억60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씨는 이와 함께 자신이 근무하는 연구원에 납품하는 다른 업체로부터도 같은 방식으로 5000만 원을 챙겼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김 씨가 센터 내 납품 업무를 총괄하는 권한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1월 10일 김 씨 사무실과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출된 자료가 악의적으로 이용되거나 국내에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위협은 현재로선 없어 보인다”며 “방위사업에 중대한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는 관련 자료의 무단 유출에 경종을 울리고 유사 범행을 막는 데 수사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 동아일보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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