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과 죽음의 체인 리엑션

2011.12.13 00:00
미국 역사상 4선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 제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1941년 연두교서에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미래를 위해 ‘공포로부터의 자유’를 강조했다. 자유롭게 표현하고 신앙을 가질 수 있으며 결핍되지 않는 것과 더불어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은 삶에서 무척 중요한 요소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이야기한 이 네가지 자유는 UN헌장의 인권조항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참새도 공포에서 자유로워야 잘 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캐나다 런던의 웨스턴 온타리오대 리아나 자넷 박사팀은 참새들은 포식자의 소리만 듣고도 생존 행동에 변화를 보였다고 사이언스 온라인판 최신호에 밝혔다. 이들 연구에 따르면 포식자의 소리를 듣고 공포에 사로잡힌 참새들은 먹이를 적게 먹는 것은 물론 알도 적게 낳았다는 것. 연구팀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에 있는 굴프 섬에서 참새 행동을 관찰했다. 우선 그물과 전기 울타리로 참새 둥지 주변을 둘러싸 포식자들이 참새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한 다음 스피커를 설치해 다양한 동물의 소리가 나오게 했다. 연구팀은 지역을 나눠 한 쪽에서는 너구리와 매, 올빼미 같이 참새를 먹이로 삼는 포식자의 소리를 들려주고, 다른 쪽에서는 거위나 새소리처럼 위험이 없는 동물의 소리를 들려줬다. 참새들의 산란 시기인 130일 동안, 하루 종일 몇 분마다 계속 흘러나왔고, 4일마다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도록 실험을 설계했다. 그 결과 포식자의 소리에 노출된 참새 암컷들의 행동에는 커다란 변화가 나타났다. 이들은 가시 있는 식물 등을 이용해 빽빽한 둥지를 지었고, 많은 시간을 포식자를 살피는 데 사용했다. 또 먹이를 찾는 데 시간을 적게 썼을 뿐 아니라 알도 적게 낳았다. 알이 부화하더라도 어미새가 둥지로 많은 먹이를 가져오지도 못했다. 포식자 소리를 들려준 그룹에 있는 참새가 한 시간 동안 구해오는 먹이는 8개 이하였는데, 이는 위험이 없는 반대쪽 그룹의 평균인 11개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소에 먹이를 구하러 날아가는 거리의 절반 정도만 이동해 둥지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이 같은 공포는 출산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포식자 소리에 노출된 참새가 낳은 아기새는 포식자가 아닌 동물 소리에 노출된 참새의 40% 정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캐나다 빅토리아대 미셜 크린치 박사는 “이번 결과는 종 보존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보여 주는 것으로 포식자의 존재만으로도 야생 생태계에 충분히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몬타나대 토마스 마틴 박사도 “이 연구는 늑대가 사슴 숫자를 줄이는 데 영향을 주는 것과도 연결될 수 있다”며 “늑대가 사슴을 죽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슴이 늑대를 겁내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개체수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새의 경우처럼 겁에 질린 사슴이 더 좋은 서식지와 포식자 경계에 신경을 쓰다보면 덜 먹고 새끼도 덜 낳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틴 박사는 “참새 연구를 다른 종에 모두 적용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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