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원전 반대’ 손정의, 외로운 싸움

2011.11.23 00:00
[동아일보] “회원사 전체 뜻 거스르다니”… 경단련 회장 이례적 비난 일각 “태양광사업도 장삿속”

일본의 탈(脫)원전 정책을 주장해 온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사진)이 일본 재계와 외로운 싸움을 벌이게 됐다. 안전한 원전을 재가동하자는 재계 단체의 결정에 반기를 든 손 사장을 두고 재계의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으며, 재계 일각에서는 손 사장이 원전의 대안으로 들고 나온 태양광사업을 장삿속이라고 폄하하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일본 최대 재계 단체인 경단련(經團連·한국의 전경련)의 유일한 한국계 회원인 손 사장이 원전 정책을 놓고도 홀로 다수와 맞서는 외로운 대립구도에 선 것이다. 22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경단련의 요네쿠라 히로마사(米倉弘昌) 회장은 21일 손 사장을 겨냥해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원전 재가동을 반대하는 사람”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요네쿠라 회장은 “경단련의 입장은 회원사의 의견을 모아 통과된 것인데도 타당한 이유 없이 집약된 견해에 반대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명예를 중시하는 일본문화에서 기업의 오너를 직접 거론하며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문제의 발단은 15일 열린 경단련 이사회였다. 이사회는 이날 일본 정부에 “전력 부족이 계속되면 산업공동화가 우려되기 때문에 안전성이 확인된 원전 재가동은 중요하다”고 건의했다. 그러나 손 사장은 “경단련의 전체적인 방향이 원전의 재가동을 우선시하고 있다”며 “많은 국민이 원전에 대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방향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책상까지 두드려가며 거세게 항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 사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의 대안으로 솔라(solar)프로젝트를 직접 추진하고 있다. 손 사장은 솔라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7월 전국 35개 광역지자체와 협력해 자연에너지협의회를 만들었다. 일본 휴경농지의 20%에만 태양광발전 패널을 설치해도 원전 50개분(5000만 kW)의 발전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런 손 사장의 행보를 오랫동안 원전 정책을 추진해온 전력회사와 원전에서 생산된 값싼 전력에 의존해온 재계 등 기성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원전 반대의 진의는 국민을 위한 게 아니라 자신의 사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억측까지 제기하고 있다. 태양광발전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는 가격이 비싸 채산성이 맞지 않기 때문에 사업 초기에 정부가 비싼 값에 사줘야 하는데 손 사장이 이 틈을 노려 장사를 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손 사장은 “전력사업으로 얻은 이익은 모두 재투자하고 40년간 1엔도 가져가지 않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혀왔다. 도쿄=김창원 동아일보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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