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중소도시의 모든 사람에게도 즐거운 과학을 선물합니다”

2011.10.30 00:00
“이 부분은 소리가 중요한데 어떻게 전달하죠?” “‘미토콘드리아’는 풀어서 설명해 줘야 할 것 같아요.” 지난 15일 토요일 오후 4시 서울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실. 이정모 관장이 스크린에 비친 화면을 보고 과학 원리를 설명할 때마다 옆에 앉아 있던 수화통역사 최성윤(서울 중랑구수화통역센터) 씨와 심경희 씨(서울 강북구 수화통역센터)가 한 마디씩 했다. 농인(청각장애인) 학생을 위한 과학강연을 앞두고 직접 통역사의 의견을 듣고자 리허설을 하는 중이었다. 이들은 2주 뒤인 29일, 충북 청주 기적의도서관에서 충북 충주성심학교농인 학생 10명 등 초등학생 5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펼쳤다. 강연자와 수화 통역자, 진행자, 그리고 도서관 모두 무료로 참여했다. 이 강연은 과학기술인들의 자발적 지식 기부 행사인 ‘10월의 하늘’의 일부. 지난해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가 트위터에서 “10월의 마지막 토요일 하루는 자신의 지식을 기부하자”자고 제안한 뒤 시작된 과학기술인들의 자발적인 지식기부 행사다. 두 번째를 맞은 올해는 29일 하루에 전국 43개 도서관에서4000여 명의 초중고생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강연96명과 기획·진행 120여 명 등 220명이 넘는 기부자들이 참여해 133명 기부자, 29개 도서관,2200여명 학생이 참여한 지난해 행사보다 참여 규모가 커졌다. 올해도 트위터를 통해 강연 및 진행 기부자를 모았고, 기부 받을 도서관은 공동주최자인 한국도서관협회가 모집했다. 기부자는 중학생부터 직장인, 변리사, 건축가, 교수 등 전문직 종사자까지 다양했으며,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나눠 맡아서 진행했다. 포스터와 제목 글씨체는 디자이너가, 주제가는 가수가, 홈페이지 제작은공학도가 맡는 식이었다. 강연자와 진행자를 전국에 배치하는 작업은 특히 힘들어 두 팀이 몇 주 동안 매달려 작업해야 했다. 동아사이언스에서는 지난해 기자와 김규태 편집장이 강연기부자로 참석했고, 올해는 기자가 행사 준비와 전남 목포공공도서관 강연기부에 참여했다. 올해는 강원도춘천과 청주에서 각각 맹인(시각장애인)과 농인 학생을 대상으로 열린 강연이 특히 주목 받았다. 천문학자인 이명현 전 연세대 연구원과 만화가 조남준 씨는 우주의 세계를 점자책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시도해 시각장애인들에게 우주의 아름다움을 촉감으로 느끼게 해줬다. 청주에서는 이 관장외에 문제혁 산업보건협회 경기북부지역관리의사, 변강석 한국재활복지대 수화통역과 교수가 각각 ‘생명 탄생’과 ‘농인 언어’를 주제로 수화 통역 강연을 했다. 통역 기부자 양재실 성북구수화통역센터통역사는 “진지한 주제임에도 어린이들이 끝까지 경청하고 질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기부를마친 기부자 200여 명은 29일 오후 9시 서울에서 모여 뒤풀이 행사를 가졌다. 연예인 윤종신 씨, 김제동 씨 등이 참석해 기부자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정재승교수는 “지난해에 비해 행사의 규모와 체계가 잡히고 있다”면서 “과학기술뿐 아니라 인문사회, 예술 등으로 이 같은 행사가 퍼져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작년 행사 이후 4월과 8월 전남 순천 등에서 별도의 강연을 한 바 있는 박창호 원자력협력재단국제협력실장은 “1년에 한 번은 부족하다고 느껴서 추가 강연을 열었다”며“더 많은 연구원들이 지식 기부에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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