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스포츠브라의 숨은 과학

2011.08.30 00:00
[동아일보] 스포츠브라, 그녀들 자신감을 감싸다

《미국 여자축구대표팀이 1999년 월드컵에서 정상에 올랐을 때 우승보다 더 화제가 됐던 것은 종료 직전 결승골을 넣은 브랜디 채스테인(사진)의 골 세리머니였다. 유니폼 상의를 벗어든 채 기뻐하는 ‘스포츠브라 세리머니’는 뉴스위크지 표지까지 장식하며 스포츠브라를 널리 알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여성들은 운동할 때 생기는 가슴의 반동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전력으로 뛰고 도약하는 육상 선수들은 더 그렇다. 영국 포츠머스대는 2007년 가슴 생체역학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가슴의 움직임이 육상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세계기록 보유자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도 연구 대상 중 한 명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육상 선수들이 상체에 속옷을 착용하지 않았을 때는 보폭이 좁아지면서 비효율적인 자세를 나타냈고 가슴과 어깨 등에 통증이 생기기도 했다. 가슴이 처지는 경우도 많았다. 연구팀은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고 운동을 할 경우 억제되지 않은 가슴의 움직임이 가슴의 연약한 조직과 인대에 지나친 압력을 줘 자칫하면 영구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가슴의 흔들림을 잡아주면서 착용감도 편한 속옷이 필요했다. 결국 포츠머스대는 영국의 여성 이너웨어 업체와 손을 잡고 ‘쇼크업소버’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스포츠브라는 크게 캡슐형과 압축형으로 나뉜다. 일반 속옷과 모양이 비슷한 캡슐형은 착용감이 압축형에 비해 떨어진다. 압축형은 가슴 부위를 넉넉하게 하고 어깨 끈도 일반 속옷과 달리 넓고 편안하게 만들어 운동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채스테인이 입었던 것이 바로 압축형이고 흔히 볼 수 있는 스포츠브라다. 통풍과 땀 배출이 잘되는 섬유들이 개발되면서 스포츠브라는 운동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이 운동을 할 때도 애용하는 상품이 됐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뛰는 여자 선수들도 대부분 스포츠브라를 착용한다. 단거리나 도약의 경우 ‘톱브라’로 불리는 유니폼 상의 자체가 스포츠브라의 역할을 한다. 가슴 부위 안쪽에 패드를 넣은 톱브라는 몸에 꼭 맞게 제작해 선수들이 격렬하게 움직일 때 가슴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잡아준다. 이에 비해 여자 마라톤 선수들은 대부분 유니폼 안에 스포츠브라를 착용한다. 한국 대표팀 공식 후원사 아식스스포츠의 관계자는 “오랜 시간 달려야 하는 마라톤은 땀 배출이 잘되고 착용감이 편해야 하기에 몸에 달라붙는 톱브라 대신 헐렁한 형태의 유니폼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대구=이승건 동아일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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