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의약바이오컨버전스연구단장, “융합연구 통해 신약 개발기간 단축”

2011.06.24 00:00

“신약 하나 개발하는 데 10년 이상 걸리는 게 업계 ‘정설’이었죠. 이 기간을 3, 4년으로 확 줄일 겁니다. 그러려면 융합 연구가 꼭 필요합니다.” 김성훈 의약바이오컨버전스연구단장(53·서울대 분자의학 및 바이오제약학과 교수·사진)은 22일 연구단의 목표를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글로벌 프런티어 사업으로 선정된 연구단은 지난달 20일 공식 출범했다. 김 단장은 “바이오 분야 외에 물리학, 화학,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등을 융합해 효율적으로 신약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신약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 다국적 제약회사를 중심으로 막대한 자금과 기간을 들이는 게 통상적이었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국내 제약회사들이 이런 과정을 답습해서는 승산이 없다는 게 연구단의 판단이다. 김 단장은 “융합연구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신약 개발에 접근하면 우리나라도 신약 개발 싸움에서 앞설 수 있다”면서 “일직선이었던 신약 개발 과정을 원형으로 만들어 연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항암제를 만들 때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나 단백질을 먼저 찾고 그에 맞는 치료제를 개발했다. 그런 다음 동물실험과 임상실험까지 거쳐야 제품으로 나올 수 있었다. 시간이 10년 이상 걸리는 게 일면 당연하다. 김 단장은 “2000년대 초반 한 사람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데 20년간 30조 원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지금은 400만 원에 한 달이면 분석이 가능하다”며 “광학기술, 화학과 물리, 정보처리 기술, 소재기술 등이 바이오와 융합돼 기술 혁신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약 개발에서도 특정 병을 일으키는 ‘타깃 유전자’를 찾는 데 IT와 NT를 활용하면 시간과 연구비를 절약할 수 있다. 최근 연구단은 ‘융합’의 효과를 경험하기 시작했다. 연구단은 16일 유튜브에 신기한 단백질 동영상을 하나 올렸다. 이 동영상은 단백질합성효소(ARS)가 만든 단백질 덩어리(중합체)의 구조를 3차원(3D)으로 시뮬레이션한 것이다. 20년이 넘도록 이 덩어리의 구조가 밝혀지지 않았던 터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 결과는 9월 미국 유타 주에서 열리는 단백질합성효소 국제학술대회인 ‘아미노아실tRNA합성효소(aaRS) 국제 심포지엄 2011’에서 발표하라는 초청을 받았다. 김 단장은 “바이오(단백질)와 컴퓨터그래픽 기술이 융합해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최세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july@donga.com △김성훈 단장이 16일 유튜브에 발표한 동영상 논문. 올 가을 aaRS 2011 학회지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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