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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는 잊어라” 전자책 직접출판의 시대

2011년 06월 22일 00:00
[동아일보] ‘밀레니엄 3부작’이란 소설이 있습니다. 국내에도 1부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라는 좀 이상한 제목으로 번역 출간된 스웨덴 소설가 스티그 라르손의 작품입니다. 이 시리즈는 미국에서 집계된 판매량만 1400만 부가 넘고 아마존이 판매하는 전자책 ‘킨들’에서도 100만 부 이상 팔렸습니다. 라르손 외에 전자책으로 100만 부 이상을 판매한 작가는 세계 최대의 출판시장인 미국에서도 드뭅니다. 최근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링컨차를 탄 변호사’의 원작자인 마이클 코넬리나 스릴러 작가 제임스 패터슨 정도에 불과하죠. 그런데 최근 여기에 낯선 이름이 하나 추가됐습니다. 존 로크라는 작가입니다. 영국 철학자의 이름과 동일하지만 철학 대신 범죄소설을 씁니다. 그리고 또 하나가 다릅니다. 그는 코넬리 같은 다른 베스트셀러 작가들과 달리 함께 일하는 ‘출판사’가 없습니다. 미국 최대의 온라인서점인 아마존은 2007년 ‘킨들 직접출판(Kindle Direct Publishing)’이라는 기술을 개발합니다. 작가들이 글을 쓰고 난 뒤 출판사 없이도 아마존의 킨들 직접출판 프로그램을 이용해 전자책을 만들도록 한 겁니다. 로크는 이 시스템을 이용했습니다. 출판사 대신 아마존의 ‘추천 시스템’을 이용했고 책값도 직접 싸게 매겼습니다. 그가 책 한 권에 매긴 가격은 0.99달러. 한 권에 약 1000원꼴입니다. 한 권을 팔면 그에게 35센트가 돌아갑니다. 보통 10% 수준의 종이책 인세계약을 감안하면 종이책으로는 권당 3.5달러 이상에 팔아야 했던 책입니다. 아마존 덕분에 독자는 책을 싸게 살 수 있고 로크는 더 많은 독자에게 책을 팔 수 있었던 거죠. 지금 국내에서도 킨들 직접출판 같은 형태의 서비스가 하나둘 생기고 있습니다. 마이디팟이란 회사의 ‘북씨’ 서비스는 개인이 직접 쓴 소설이나 시를 전자책으로 만들어줍니다. 누구라도 작가가 돼 자신의 글을 북씨를 통해 출판할 수 있습니다. 북씨는 인터파크 전자책 서점 및 SK텔레콤 ‘T스토어’와 계약해 이런 전자책을 팝니다. 책이 많이 팔리면 작가와 관련 업체들이 수익을 나누게 됩니다. 이런 시스템이 성장하기 시작하고 기존 작가들도 여기에 관심을 갖게 되면 김훈과 신경숙의 새 소설이 전자책으로 먼저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한국의 존 로크’들이 직접출판을 통해 더 많은 독자와 호흡하게 되겠죠. 참, 존 로크는 ‘팬레터’ e메일에 거의 대부분 직접 답장합니다. 밀리언셀러 작가치고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비서에게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로크는 “내 소설을 읽는 데 몇 시간을 써 준 독자에게 1, 2분을 투자해 답장하는 건 영광”이라고 답합니다. 직접출판은 그동안 저 먼 곳에만 계시던 ‘작가님’들을 독자의 곁으로 불러오는 수단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상훈 동아일보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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