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카네기재단보다 세상에 더 큰 도움”

2011.06.14 00:00
[동아일보] 이코노미스트, 설립 100주년 맞는 2곳 비교분석 “IBM과 카네기재단 중 누가 세상에 더 큰 도움을 줬을까.” 컴퓨터업체의 대명사인 IBM과 민간재단의 대명사이며 ‘부의 재분배’에 가장 앞장서는 곳으로 손꼽히는 카네기재단이 이번 달에 각각 설립 100주년을 맞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IBM과 카네기재단의 100년을 분석하면서 사회공헌도를 비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카네기재단보다 IBM이 세상에 기부한 게 훨씬 많다”고 결론 내렸다. ‘박애자본주의(philanthrocapitalism)’에서 IBM이 카네기재단에 앞섰다는 것. IBM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한 기업체이고, 카네기재단은 자선 기관이다. 그런데도 어떻게 이런 평가가 나왔을까. 시작은 카네기재단이 앞서 나갔다. 카네기재단은 자본금 1억2500만 달러(현재 가치 3조2565억 원)로 시작했다. 이는 당시 미국 내 모든 자선재단 기금을 합친 것보다 많은 금액이다. 카네기재단은 이 돈을 흑인 차별 문제를 공론화하고, 보통교육의 필요성을 홍보하는 데 썼다.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도 카네기재단 작품이다. IBM도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을 만들었지만 영향력에서 카네기재단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IBM은 설립 이념 ‘생각하라(Think)’를 잊지 않았다. 시행착오를 재도약 발판으로 만든 것. 197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종차별 문제가 불거졌을 때 가장 먼저 사무실을 철수한 기업은 IBM이었다. 또 현재 IBM 직원 42만7000명의 대부분은 개발도상국 출신이다. 개발도상국이 발전 토대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IBM의 기술 혁신 제1 원칙도 사회 기여. 바코드를 개발한 건 회사 이익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편익을 끌어올리려는 이유였다. 퀴즈쇼 ‘제퍼디’에서 인간을 꺾은 슈퍼컴퓨터 ‘왓슨’을 개발한 건 순수 과학 분야인 ‘인지과학’ 지원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기업체로서 맞닥뜨린 경영 위기가 IBM이 계속 혁신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IBM은 1992년 순손실 49억7000만 달러를 기록할 만큼 사정이 나빴다. 이때 IBM은 조직을 줄이고 서비스 회사로 변신을 시도했다. 2005년 회사 상징과도 같았던 개인용컴퓨터(PC) 사업을 매각했지만 타격은 크지 않았다. 이제 IBM의 사업중심은 정보기술(IT) 컨설팅과 소프트웨어로 옮겨갔다. 반면에 카네기재단은 100년 동안 계속 지쳐갔다. 기금이 마르지 않는 자선재단에는 별 위기가 찾아오지 않았다. 꾸준히 하던 일을 하지만 새로운 성과는 눈에 띄지 않는다. 이코노미스트는 “카네기재단은 직원들이 밤에 깨어 있어야 할 이유를 주지 못하는 기관이 돼 버렸다”며 “카네기재단의 전성기는 이미 갔다. 그러나 IBM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황규인 동아일보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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