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한국IBM, 서로 책임 떠넘기기?

2011.04.19 00:00
[동아일보] 파견직원 철수시점 주장 갈려 철수 이유 놓고도 감정 싸움… 책임 가리려 법정 갈 수도 사상 초유의 농협 금융전산 사고가 협력회사 직원을 포함한 내부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농협과 협력사인 한국IBM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8일 농협을 대상으로 검사에 들어간 금융감독 당국도 이 같은 ‘책임 떠넘기기’가 사고 원인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고 양측의 태도를 주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18일 검사에 앞서 “보통 사건이 아니다 보니 농협과 IBM이 각각 사활을 걸고 이 문제에 대처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려는 듯한 모습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IBM은 다른 금융회사와도 거래가 많은데 IBM 측의 잘못으로 밝혀지면 신뢰에 치명적 상처를 입게 된다”며 “농협 파견 직원이 ‘내가 한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IBM 측도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협과 IBM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농협 IT본부에서 일했던 IBM 직원 2명의 철수 시점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농협 측은 IBM 직원의 철수 시점이 사건 발생 다음 날인 13일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IBM 관계자는 “15일까지도 복구작업에 참여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농협 측은 철수 이유에 대해서도 “뚜렷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IBM은 “이런 중요 사고가 터지면 회사의 최고 인력들로 비상대응팀을 꾸려 현장에 파견하며 평소 실무자를 대체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맞서고 있다. 농협 IT본부의 한 관계자는 IBM 측의 반박에 대해 “말도 안 된다. 도대체 왜 그래”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금감원 검사 결과 IBM에 잘못이 있다고 밝혀지더라도 금융당국이 직접 IBM을 제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자금융 감독규정에 따르면 전산 관련 외주 협력업체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직접 규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IBM의 잘못이 밝혀지더라도 금융당국은 농협에 1차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며 “이후의 문제는 농협과 IBM이 법적 소송 등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농협은 이번 금융전산 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상당수 관계자가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럴 경우 농협과 IBM 간 법정 소송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차지완 동아일보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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