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거취’ 시각차 靑-李교과 “개혁 지속” 봉합… 무슨 일 있었나

2011.04.15 00:00
[동아일보] 靑, 徐 옹호→李, 徐 비판→靑 “침 좀 놨다”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사건으로 KAIST의 교육 방식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이후 청와대와 교육과학기술부는 한때 서남표 총장(사진)의 거취 문제를 놓고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교과부 고위 관계자가 14일 기자들에게 “KAIST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교과부가 서 총장을 밀어내지는 않겠다”고 밝힘으로써 양측의 시각차는 일단 봉합됐지만 곡절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 청와대, “서남표를 엄호하라” 일각에서 서 총장 퇴진 압박이 거세지던 11일 청와대 참모들은 내부 회의를 열고 “대학의 문제는 총장이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서 총장 거취도 이사회가 결정할 몫이다”라는 태도를 정리했다. 다소간의 거리는 유지하면서도 서 총장의 개혁 의지는 평가해야 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육사에서는 강력한 훈련방식 때문에 15% 안팎의 탈락자가 발생하지만 국가안보를 책임진다는 설립 목적 때문에 교육방식 자체가 의문시되지는 않는다”며 “KAIST도 문제점은 반드시 고치겠지만 과학기술을 통한 조국 발전이라는 국민의 기대가 무시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과학 영재들이 모인 곳이라지만 ‘경쟁체제하에서 낙오자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KAIST 장학금 지급 방식이 이명박 정부의 ‘경쟁과 효율 중시’ 이미지와 맞물려 부담스럽다”는 우려도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서 총장에 대한 공세는 이 대통령에 대한 공세로 이어지고 현 정부의 교육개혁 전반에 대한 논란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반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 이주호 장관의 서남표 비판

청와대의 이런 방침에도 불구하고 교과부 내에서는 “서 총장으로는 더 이상 어렵지 않겠느냐”며 서 총장을 버리는 카드로 간주한다는 얘기가 돌았다. 특히 교과부가 국회의원을 통해 KAIST 감사 결과를 언론에 제공하자 교과부가 서 총장의 퇴진을 주도한다는 해석이 강하게 나왔다. 교과부는 지난해 서 총장의 임기 연장이 결정되는 과정에서도 반대 의견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과 서 총장은 입학사정관제도의 시행을 놓고도 의견 충돌을 빚었다고 한다. KAIST가 입학사정관제도를 도입하긴 했지만 서 총장은 “KAIST에서의 과학기술 교육은 어린 나이에 높은 수준의 기초교육을 다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 맞다”며 부정적이었다는 것이다. 급기야 이 장관은 12일 국회에 출석해 KAIST 문제에 대해 “개혁은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KAIST가) 교원 신규 채용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기류와 달리 서 총장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한 것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이 장관이 서 총장의 도발적 개혁주의를 불편하게 느끼는 교육 관료들에게 휘둘리고 있다” “청와대가 이 장관에 대해 불편해하는 기류가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 청와대의 교통정리 양측의 온도차는 13일 오후로 접어들면서 빠르게 정리됐다. 청와대 고위 인사가 ‘청와대의 뜻’을 이 장관 측에 엄중히 전달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장관에게 ‘침’을 좀 놨다”고 했다. 청와대와 교과부가 의견 일치를 본 것은 ‘제도 개선을 통한 서남표 식의 대학개혁은 지속한다’는 것이었다. KAIST 학생들의 비상학생총회 표결 결과가 13일 공개된 것도 이런 돌파방안에 힘을 보탰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 결과에 고무돼 “KAIST 학생들이 어른들보다 더 낫다”는 말이 나왔다. 며칠 동안의 혼선에도 불구하고 이 장관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임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한 여권 고위인사는 “2007년 대선 캠프 시절부터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온 이 장관이 임기 말까지 임무를 완수할 개연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KAIST 총장의 임면권을 가진 KAIST 이사회는 15일 열린다. 청와대와 교과부가 의견 일치를 본 데다 이사 다수가 친(親)서남표 성향이라는 점에서 퇴진 논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련 동아일보 기자 srkim@donga.com 남윤서 동아일보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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