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 노인들도 변해야 한다

2010.12.03 00:00
[동아일보]

이른바 ‘노인’이라 불리는 계층이 됐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젊은 세대와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좌절감과 고독을 느낀다. 젊은 세대에게 다양한 경험을 전수하고 싶어도 대상이 없고, 젊은 세대는 전수받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노련함과 젊은 혈기가 잘 조화된다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방지하면서 더 큰 발전을 해나갈 수 있을 텐데 아쉽다. 그 이유는 노인 자신들에게도 많이 있다. 한국의 노인인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평균수명은 남성 76.1세, 여성 82.9세로 2010년 총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11%에 이른다. 한국이 허리 펴고 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노인 세대의 기여가 컸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고 노인 세대가 기여한 만큼 젊은 세대에게 선(善)을 베풀도록 요구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 고령사회를 눈앞에 두고 노인들은 정부나 젊은 세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자리 잡고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준비가 없다면 사회에서 버림받는 천덕꾸러기 집단으로 전락하는 것은 자명하다. 가장 먼저 배울 자세가 되어야 한다.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서 그들을 배우고,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배워야 한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지낸 경험이 있는 필자는 70대 노인이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기 위해 야간 대학에 등록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반면 한국에서는 45세 이상이 되면 새로운 것을 배우려 하지 않고 배울 수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60세 이상의 노인 상당수가 컴퓨터를 사용할 능력이 많지 않은 것 같다. e메일을 배우면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에게 소식을 전달할 수 있다. 그런데도 다른 이에게 부탁해 타이핑을 하고 이를 복사해 낱장 봉투 작업을 한 다음 우편으로 발송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사용법을 배우는 일도 중요하다. 타자를 향한 나의 생각,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도 배우면 좋다. 그래야 새로운 정보에 빨리 접근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적당한 일을 해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 정책 과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노인 스스로 일자리를 찾고 직업훈련을 받아야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65세 이상 노인 취업률은 34.5%이다. 이 가운데 자영업 및 농어축산업 종사자 비율은 51.2%, 단순노무 종사자는 26.2%, 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는 3.1% 수준이다.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다고 응답한 사람은 23.5%였다. 결국 자영업이나 단순노동에 해당하는 일거리가 대부분이다. 전문직이나 창조적인 일이 적다. 노인들이 이런 일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 정치적으로도 나서야 한다. 노인들의 인권과 권리를 찾아야 한다. 선진국, 특히 미국의 경우만 봐도 노인들이 투표를 거르는 일은 거의 없다. 비록 다수는 아니더라도 정치적으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함으로써 자신들이 주장하는 일을 관철하도록 힘을 행사한다. 정치인들도 노인들의 응집된 힘을 알기에 노인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노인은 사회의 면류관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현대사회에는 거추장스럽다. 노인은 일단의 사회 구성원일 뿐이지 존경의 대상이나 권위의 대상이 아니다. 존경을 받으려면 노인 스스로 변화해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발 빠른 정보에 민감해야 그에 어울리는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유영수 고려대 공과대학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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