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등 긴급 상황에서 노트북-스마트폰 기지국으로 활용한다

2010.11.30 00:00
갑작스런 포격으로 인터넷이나 전화를 중계하는 기지국이 파괴된다. 소중한 사람의 생사를 알고 싶어도 모든 통신망이 불통이 된 상황은 답답하기만 하다. 가상이지만 만약 전쟁이 난다면 갖고 있는 휴대전화나 노트북컴퓨터, 스마트폰 같은 통신기기는 대부분 무용지물이 된다. 전쟁터에서도 이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군(軍)이 운용하는 통신 기지국이 파괴되면 통신망이 마비된다. 짧은 파장의 주파수를 이용하는 근거리용 무전기 정도만 사용이 가능할 뿐, 멀리 있는 아군 부대와의 통화는 불가능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여러 부대가 유기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 기지국 파괴돼도 통신망은 생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 군에서는 ‘애드 혹(ad-hoc)’이란 개방형 통신기술을 사용한다. 기지국 하나가 여러 개의 통신용 단말기를 중계하는 대신 각각의 단말기가 기지국이 돼 통신망을 구성하는 기술이다. 멀리 있는 대상과 통신할 때는 중간의 단말기 여러 대를 거쳐 정보를 주고받게 된다. 이렇게 통신망을 만들면 대형 기지국이 파괴되거나 일부 단말기가 불통이 돼도 통신망이 무너지지 않는다. 통신망을 이룬 단말기를 따라 우회해 정보가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는 중간 단말기가 사라지거나 이동해도 통신망을 보존해야 하는 상황에 무척 유용하다. 만약 애드 혹 통신망을 일상에 구축할 수 있다면 갑작스런 사고로 기지국이 파괴돼도 전화통화가 가능하다. 개인이 갖고 있는 노트북컴퓨터나 스마트폰, 휴대전화 같은 단말기가 중계기가 돼 새로운 애드 혹 통신망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때 단말기의 역할은 주변 단말기가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공유기와는 다르다. 전체 통신망에서 정보가 효율적으로 전달되도록 단말기가 포함되거나 배제되기 때문이다. 단말기의 성능이나 위치에 따라 통신망의 연결고리가 될 수도, 정보 전달 속도를 떨어뜨리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애드 혹 기술은 정보가 전달되는 가장 효과적인 경로를 계산해 단말기를 배열하는 방법이 핵심이다. 이때도 통신망을 운용할 때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단말기의 배치가 바뀐다. 예를 들어 음성통화나 영상 같은 대용량 정보를 빨리 전달하는데 중점을 둔다면 단말기 여러 대에 용량을 분산시켜 전송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통신망을 운용하면 많은 단말기가 항상 정보를 송수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 전력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통신망이 약해지는 문제가 생긴다. 통신망이 오래 생존하도록 운용하는 방법도 있다. 단말기를 통신망에 포함만 시키고 평소에는 거의 송수신에 이용하지 않다가 단문 메시지처럼 적은 용량의 정보가 흐르면 반드시 필요한 중계지점의 단말기만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때는 정보의 송신지와 수신지 사이를 잇는 단말기의 위치를 파악해 가장 효과적인 경로를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 현재 단말기로는 통신망 구축 어려워 만약 갑작스레 전쟁이 일어나 통신사의 기지국이 파괴되면 애드 혹 통신기술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무선인터넷이 발달해 라디오도 인터넷으로 듣는 최근 상황에서 최악의 정보 단절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애드 혹 통신망은 단말기가 많을수록 안전하기 때문에 휴대전화와 노트북컴퓨터가 많이 보급된 우리나라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애드 혹 통신기술은 이미 상용화돼 이론적으로는 국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면서도 “당장 통신망을 구축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단말기 각각이 애드 혹 통신망에 포함되도록 컴퓨터프로그램의 일종인 ‘소스 코드’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설치된 단말기는 거의 없다. 애드 혹 통신망에 포함되면 각 단말기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송수신 한다. 사용자는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단말기를 들락날락하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바이러스나 악성 코드에 감염될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애드 혹 통신기술이 위급한 상황의 대안이 되려면 평상시의 안전도 보장돼야 가능한 셈이다. 도움말=김병철 충남대 전기정보통신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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