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하지 않아도 충분히 시원한 조선시대 패션

2010.08.12 00:00
올 여름 여성 패션 트렌드는 속옷이 비칠 듯한 얇은 상의와 허벅지를 시원하게 드러낸 핫팬츠다.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여름 날씨에는 시원하면서도 잘 마르는 과감한 노출 의상이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출이 자유롭지 않던 조선시대에도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나름의 패션 전략은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모시나 삼베로 지은 옷 안에 ‘등등거리’를 받쳐 입는 것이다. 등등거리는 등나무 덩굴을 가늘게 잘라 엮은 조끼나 토시다. 적삼 속에 입으면 바람이 잘 통해서 시원할 뿐만 아니라 섬유가 몸에 직접 닿지 않아 땀이 스며들지 않는다. 장마철에는 옷이 젖어도 불쾌함이 적다.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임산공학과 박상진 명예교수는 “식물의 껍질은 습기를 흡수한다”며 “등나무 껍질은 종이로 만들 정도로 탄력 있고 질겨 오래 입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시대 여인들은 여름철에도 긴 치마 밑에 여러 종류의 속바지를 갖춰 입었다. 대신 여성들은 ‘살창고쟁이’라는 독특한 속바지로 치마 속 피서를 도모했다. 살창고쟁이는 허벅지 부분이 숭덩숭덩 구멍이 나 있고 엉덩이 부분은 훤하게 트여 다리를 끼우듯 입는다. 조희진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는 “살창고쟁이는 대부분 삼베로 지었다”며 “체면을 중시하던 경북 안동 인근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수집되고 있다”고 밝혔다. ‘패션의 완성은 액세서리’라는 말이 있듯이 여름철 유행하는 장신구도 따로 있었다. 조선시대 여인들의 계절별 의복을 소개한 ‘4절 복색 자작요람’에 따르면 여름철에는 촉감이 시원하고 시각적으로도 청량감을 주는 옥(玉) 장신구가 인기를 끌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김량희 연구사는 “옥은 금이나 은 같은 금속과 달리 열전도도가 낮아 체온을 쉽게 빼앗아 가고 날씨가 더워도 쉽게 데워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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