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의 구석구석을 살핀다, 탐사선 메신저!

2010.08.08 00:00
“수성에는 사람들이 상상하지 못한 매우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연구결과들은 우리사회의 큰 화제가 될 것입니다.” 태양과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Mercury). 지구와 같은 태양계에 있지만 우리가 수성에 대해 아는 사실은 별로 없다. 영어 이름인 머큐리는 로마신화 속 ‘전령의 신’에서 따왔는데, '전령의 신'만큼 발이 빨라 수성이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88일이면 충분하며, 태양과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밤낮의 온도차가 600도를 넘고, 지구에서 태양을 보는 것보다 11배가량 밝다는 것 정도가 전부다. 아직 수성을 제대로 탐사해서 분석한 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수성 탐사선, 메신저(MESSENGER) 호가 보내온 자료를 분석한 내용이 하나둘씩 발표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 카네기연구소 션 솔로몬 박사는 지난달 19일 뉴욕타임에 "수성에 ‘용암평야’가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솔로몬 박사는 2009년 메신저가 수성을 근접비행하며 촬영한 ‘라흐마니노프 크레이터’를 분석한 결과 용암이 밖으로 흘러나와 굳어 형성됐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크레이터에 있는 수많은 작은 충돌을 화산활동의 증거라고 본 것이다. 이 자료를 함께 연구하고 있는 미국 머릴랜드주 존스홉킨스대 루이스 프록터 박사는 여기서 발견된 화산암 퇴적물이 적어도 20억년은 될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메신저 호는 수성 자기장과 대기에 대한 조사 결과도 보내왔다. 지구 자기장의 북극과 남극도 조금씩 변하고 있지만, 수성의 자기장 변화 속도는 이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 또 미약한 대기가 칼슘과 나트륨, 마그네슘 등으로 채워져 있으며 적도 주변에 있는 칼슘의 농도가 해 뜰 때 높아진다는 점 등도 메신저호가 새롭게 밝힌 사실이다. 이처럼 우리가 모르던 수성의 비밀을 풀어내고 있는 메신저 호는 2004년 8월 발사돼 세 차례의 근접비행을 무사히 마쳤다. 이제 2011년 3월 수성 궤도에 진입한 후 1년간 임무를 마치면 수성의 생성 과정을 비롯한 다양한 정보를 더 많이 얻게 된다. 물론 메신저 호가 최초의 수성 탐사선은 아니다. NASA는 이미 1974년 마리너(Mariner) 10호를 발사해 수성 표면을 관찰한 바 있다. 이 탐사선은 전체 수성 표면의 45%를 촬영해 1000장의 사진을 지구로 보냈다. 수성은 태양과 가까워 낮 기온이 450℃에 이르는데, 당시 마리너 호는 이 온도를 견디지 못했기 때문에 수성의 전체 사진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이와 달리 메신저 호는 수성 궤도에 올라 오랜 시간 동안 수성을 관찰해왔다. 이를 위해 7년 간 태양을 중심으로 15바퀴를 도는 방법을 선택했다. 메신저 호의 비행 거리는 총 79억km. 2005년 8월 지구를 스쳤고, 2006년 10월과 2007년 6월에는 금성을 지났다. 이 과정에서 메신저 호는 금성의 중력을 이용해 궤도를 변경하는 추진력을 얻었다. 그리고 2008년 1월과 10월, 2009년 9월에는 메신저 호가 수성의 근접비행에 성공하며 수성에 관한 자료를 모아 지구로 전송했다. 메신저 호는 가벼운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7가지 탐사 장비가 실려 있다. 수성의 지표면을 근접 촬영하기 위한 이중카메라와 대기분석을 위한 대기·지표 분광계, 감마선·중성자 분광계 등이다. 메신저 호가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자체 보호 장비다. 400℃가 넘는 뜨거운 태양열을 견디기 위해 높이 2.5m, 너비 2m의 태양열 차단벽을 설치했다. 수성 탐사가 시작된 이유는 태양계에서 암석을 지닌 행성이 어떻게 태어나고 발전했는지를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과학자들은 태양계가 탄생했을 당시 지금의 내행성 궤도에 수성과 비슷한 원시 행성이 존재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수성 탐사는 지구와 금성, 화성 같은 행성 최초 모습을 알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 메신저 호는 마리너 10호가 남긴 연구도 진행한다. 마리너 호가 촬영한 사진을 통해 우리는 수성의 표면이나 대기, 자기장에 관한 사실을 일부 알게 됐다. 메신저 호는 이런 환경이 형성된 이유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까지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 중 관심을 끄는 대목은 수성의 자기장이다. 지구의 자기장은 내부의 맨틀이 움직이기 때문에 만들어진다. 하지만 수성 내부는 고체로 이뤄져있어 자기장이 생기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메신저 호는 자기장이 생기는 이유에 대한 자료를 계속 모으고 있다. 또 수성의 얇은 대기층의 구성 성분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메신저 호는 내년 3월 수성 궤도에 오른다. 그리고 1년간 궤도를 돌며 수성에 대한 정보를 모아 지구로 보내게 된다. 메신저 호의 임무종료는 2013년 3월 정도로 예정돼 있다. 현재 NASA는 메신저 호의 트위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메신저 호와 수성에 대한 자료가 궁금한 사람들은 메신저 호의 트위터 @MESSENGER2011을 팔로잉하면 관련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수성 곳곳의 소식을 지구로 전달해주는 메신저 호가 수성과 태양계의 신비를 속 시원히 풀어내주길 기대해보자.
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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