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력 수학엔 없다, ‘심화문제=못푸는 문제’라는 두려움!

0000.00.00 00:00
[동아일보]

《초등생에게 ‘사고력 수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국제중학교나 특수목적고를 목표로 하는 학생의 경우 앞으로 올림피아드나 경시대회 수상실적은 학교생활기록부에 밝힐 수 없지만 영재교육원에서 교육받은 사실은 기재할 수 있게 되면서 영재교육원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영재교육원 입시전형 중 하나인 영재성 검사에선 수학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문제가 주로 출제되는 것. 사고력 수학은 최근 확대되는 서술형평가와 관련해서도 비상한 관심을 끈다. 기존 단답형 문제가 사고력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부터는 서울지역 초등 5, 6학년과 중고교 지필시험에서 서술형평가가 크게 확대되는 것. 이에 따라 빠르게 연산하고 주어진 문제에 공식을 대입해 정답을 도출하는 행위를 중시했던 과거와 달리 생각하는 힘, 즉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늘고 있다.》 학부모들은 어떻게 공부해야 내 아이의 수학적 사고력을 높일 수 있는지 궁금하다. 교육청과 대학부설 영재교육원에 모두 합격한 서울 경복초등학교 6학년 김진혁 군(12)과 3년 연속 영재교육원에 합격한 전남 목포동초등학교 6학년 강영훈 군(12)을 통해 사고력 수학 학습의 중요성과 공부법에 대해 알아보자. 저학년 때부터 사고력 수학을 꾸준히 공부한 두 학생은 학교 시험에서도 높은 성적을 보였다. ○ 사고력 수학, 영재교육원 합격의 비결! 서울시 지역교육청 부설 영재교육원은 지난해부터 학문적성검사 없이 △1차 학교장 추천 △2차 영재성 검사 △3차 면접으로 합격자를 가렸다. 지난해 영재성검사는 수학적 사고력에서 당락이 결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수학적 사고력을 묻는 문제의 출제비중이 전체의 약 40%를 차지했다. 학생들이 사고력 수학문제를 특히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고력 수학은 정해진 공식을 따르는 풀이방법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평소 꾸준히 사고력 문제를 접하지 않으면 실전에서 당황하기 쉽다. 수학적 사고력을 묻는 영역에선 주로 수학 논리, 공간지각과 관련된 문제가 출제됐다. 예를 들면 쌓기 나무를 활용한 입체도형 만들기, 주어진 조건을 활용한 문제 풀기 등이다. 자녀가 수학에 흥미를 보인다면 사고력 수학학원 등을 통해 수학에 대한 이해를 높일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고력 수학학원에서는 다양한 교구를 활용한 놀이와 토론을 통해 개념 이해와 문제 풀이과정을 강조한다. 강 군의 어머니 정선영 씨(39·전남 목포시)는 어릴 때부터 퍼즐이나 은물(나무로 만든 교육 완구), 쌓기 나무 등을 가지고 즐겨 노는 아들을 보며 사고력 수학학원에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 씨는 “처음 아이를 사고력 수학학원에 보낼 땐 주변 엄마들이 일주일에 한 번 가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오는 사고력 수학학원에 왜 보내느냐고 물었다”면서 “학교 수학과 전혀 상관없는 것 같아 보였기 때문에 더욱 그랬겠지만 학교 수학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 군은 학원에서 다양한 답이 도출될 수 있는 수학문제를 풀고 친구들과 토론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예를 들어 다면체의 모서리 개수를 구하는 방법을 찾는 문제가 있다면 어떤 학생은 규칙을 찾아 개수를 구하기도 하고, 다면체를 또 다른 작은 규모의 다면체로 나눈 뒤 푸는 학생도 있었다. 강 군은 “영재교육원 영재성 검사에서 크기가 같은 쌓기 나무나 주사위를 쌓아놓고 조건을 활용해 푸는 문제가 나왔는데 평소 친구들과 다양한 문제풀이 방식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군은 “평소 사고력 수학 문제를 풀 때 원리를 정확히 이해한 뒤 해결방법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훈련을 했던 것이 영재교육원 시험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수학 창의성을 묻는 문제는 창의적인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힘을 평가한다. 이번 시험에선 ‘곡선으로 이뤄진 그림의 넓이를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학교에서 신는 실내화를 좀 더 좋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라’ 등의 문제가 출제됐다. ○ 생각하는 힘…학교 시험, 경시대회에도 통한다! 사고력 수학 학습은 학교 시험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초등 저학년 때는 어느 정도 수업만 따라가도 학교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는다. 하지만 응용문제, 심화문제가 등장하는 고학년 땐 문제풀이만 반복했던 학생과 사고력 수학 학습을 해온 학생이 확연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김 군은 초등 6년 동안 중간, 기말고사를 통틀어 단 두 번을 제외하고 수학에서 모두 만점을 받았다. 김 군의 어머니 최금희 씨(44·서울 송파구 방이동)는 “또래 친구를 보면 무작정 공식에 대입해 문제를 푸는 학생들은 응용문제에서 막히지만 진혁이는 끝까지 문제해결방법을 생각하는 훈련이 되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군은 평소 1∼2시간씩 사고력 수학 문제를 풀어왔다. 최 씨는 “심화문제를 만났을 때 아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어려운 문제, 못 푸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최근엔 학교시험에도 계산은 어렵지 않지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평가하는 문제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 군은 5학년 때 한국수학학력평가(KME) 본선에서 초등 5학년 부문 전국 금상을 받았을 정도로 경시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는 한국수학경시대회(KMC) 6학년 부문 전국 은상을 받았다. 강 군은 평소 똑같은 사고력 수학교재를 두 권씩 구입한다. 처음 문제를 풀고 나서 오답과 풀이과정을 확인한 뒤에는 새 문제집으로 처음부터 다시 풀어보는 것. 오답을 체크한 문제집을 재차 풀면 풀이과정이나 답을 외워서 기계적으로 풀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함이다. 평소 사고력 수학문제를 올려놓은 웹사이트나 카페를 찾아다니며 사고력 수학문제를 출력해 풀기도 한다. 어머니 정 씨는 “적게 풀더라도 한 문제 한 문제에 충분한 시간을 쏟으며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답이 맞든 틀리든 간에 그 과정에서 수학적 사고력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봉아름 동아일보 기자 erin@donga.com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이 기사 어떠셨어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
    * 21대 국회의원 선거운동 기간에는 실명확인 과정을 거쳐야 댓글을 게시하실수 있습니다.
    * 실명 확인 및 실명 등록 서비스는 선거운동기간 (2020. 4. 2 ~ 2020. 4. 14) 동안에만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