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치료법이 바뀐다]이젠 ‘골칫덩어리’만 콕 잘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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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중에서 한국인이 가장 잘 걸리는 암은 여전히 위암이 1위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대장암과 폐암의 비율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보건복지부에 등록한 암환자 통계에 따르면 대장암과 폐암이 각각 3,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장암 환자들은 암이 항문으로 퍼져 인공항문을 달아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한다. 폐암은 암 전이가 너무 빨라 진단을 받은 후 6개월 안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또 폐 대부분을 잘라내야 되지 않을까 외과수술에 대한 두려움도 컸다. 그러나 2, 3년 전부터 최신치료법이 도입되면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 ‘인공항문’ 비율 줄었다

동물성 지방과 고단백질 음식을 먹을 기회가 늘어날수록 대장암에 걸리기 쉽다.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대장 내에서 지방과 단백질이 발효한다. 이때 발생하는 독성 대사물질이 대장 점막을 자극한다. 암이 잘 생기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과거에는 대장암 환자는 60대 이상이었지만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지금은 40대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요즘은 대장암 수술엔 배에 작은 구멍을 뚫고 내시경으로 암 조직을 떼내는 복강경 수술이 보편화됐다. 과거에는 구멍을 3개 정도 뚫었지만 이제 배꼽을 통해 구멍을 한 개만 뚫는 ‘단일공 복강경’이 도입됐다. 수술 후 흉터가 작아 미용상으로도 좋다. 대장암 환자들의 가장 큰 걱정은 ‘인공항문’이었다. 항문에서 5cm 내에 생긴 직장암의 경우 종양을 제거한 다음에 대장을 항문과 연결해야 한다. 수술 자체도 어렵지만 수술이 잘되어도 원활하게 배변하기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직장암 환자의 40%는 인공항문을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이제 인공항문을 만드는 환자 비율은 10% 수준으로 줄었다. 항문 근처에 암 종양이 있더라도 표적치료제와 항암방사선 치료를 먼저 받으면 절제 부위로 최소화되기 때문이다. 대장암이 진행되면 항문에서 피가 나오거나 대변 굵기가 작아진다. 심해지면 변이 나오지 않고 빈혈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90% 이상이다.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을 하면 몇 년 후 암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 대장 용종을 미리 떼낼 수 있다. 평소 대장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려면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식이섬유는 대장을 통과하면서 독성물질을 빨아들여 배출한다. 고구마, 브로콜리, 당근, 녹색채소를 밥상에 가까이 하는 것이 좋다. 이때 기름에 튀기거나 볶는 조리법보다는 삶거나 쪄서 먹도록 한다. ○ 폐암, 절제부위 극소화

폐암은 전이가 매우 빠르다. 이 때문에 폐를 광범위하게 잘라내야 했다. 그러나 이제 절제 부위는 문제가 되는 부분만 콕 집어서 절제할 수 있게 됐다. 김영균 서울성모병원 가톨릭암병원 폐암센터장은 “영상기법의 발달로 어느 부위가 문제인지 정확하게 판별하게 돼 기존의 ‘폐엽절제술’보다 절제 범위가 작은 ‘구역절제술’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전신마취하고 옆구리 쪽을 크게 쨌다. 최근에는 옆구리 쪽 3cm가량만 절개한 뒤 비디오로 보면서 수술하는 흉강경 수술이 일반적이다. 폐 수술 후 통증도 크게 줄었다. 폐는 암이 발생해도 통증을 느끼는 감각신경이 없어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 형광 기관지 내시경이 등장하면서 폐암 조기 발견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형광 기관지 내시경은 암조직과 정상조직이 발산하는 빛의 차이에 따라 암을 진단한다. 기관지경 초음파를 이용하면 국소마취만으로도 컴퓨터단층촬영(CT) 등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림프샘 전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폐암을 일찍 발견해 치료받으면 5년 생존율이 67%로 높아진다. 노지현 동아일보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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