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50세 이상 주로 발병 '고령화 사회의 적'

2001.10.15 10:26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무하마드 알리, 캐서린 햅번…. 이들의 공통점은 불행하게도 오랫 동안 파킨슨병과 투병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킨슨병은 노인성 치매 다음으로 가장 흔한 퇴행 뇌질환이다. 주로 노인층이 많이 걸리며 노령 인구가 늘면서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60대 이상 인구의 1% 내외가 이 병에 걸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당수 환자들이 다른 질환인줄 알고 방치하다 병세가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며 “조기 진단 및 치료로 증상을 조절하면 대부분 일상 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파킨슨병은 왜 생기나〓 직접적인 원인은 흑색질(黑色質)이라는 뇌 부위의 신경세포가 서서히 파괴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 곳에서 분비되는 뇌 신경 전달물질의 일종인 ‘도파민’이 고갈되면서 손떨림 등 각종 운동 장애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흑색질 부위의 신경세포 중 50% 이상이 ‘죽은’ 뒤에야 각종 증상이 생기기 시작한다. 따라서 초기 증상이라도 이미 병세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아직까지 신경세포의 파괴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일부의 경우 뇌출혈이나 각종 사고로 인한 뇌의 외상, 약물과 중금속 중독으로 신경세포가 손상을 입었을 때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파킨슨병은 유전되나〓 40세 미만의 젊은 환자나 가족 병력(病歷)이 발견되는 경우 유전적 요인으로 추정되지만 극히 드물다. 현재로선 유전적 요인과는 거의 무관하다는 것이 정설. 이 밖에 스트레스와 흡연, 음주, 운동 부족 등의 요인들도 발병 원인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증상과 진단〓 대표적인 증상은 몸의 근육이 굳어지고 떨리며 동작이나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이다. 1817년 영국인 의사인 제임스 파킨슨이 처음으로 학계에 보고해 질환 명칭도 그의 성을 따르게 됐다. 초기 증상은 전신 피로와 권태감, 팔다리 통증이나 묵직한 느낌 등으로 관절염이나 오십견, 신경통, 우울증 등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손떨림이나 보행 장애 등이 한쪽 팔이나 다리에서 시작해 점차 양쪽으로 진행될 경우 이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기초 진단과 약물 반응 등을 통해 질환 여부를 파악할 수 있고 도파민 운반체 영상검사(spect) 등 특수 검사로는 조기 진단과 구체적인 병의 경과 등을 알 수 있다. 약물 치료를 하지 않으면 7∼8년내 증상이 심해져 침대나 의자에 의지해 여생을 보내야 한다. 주로 55세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5∼10%는 40세 이전에 시작되기도 한다. ▽국내 실태〓 얼마전 타계한 원로가수 황금심씨가 5년간 파킨슨병으로 투병한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끌기도 했다. 발병률은 1000명당 1명꼴이지만 50대 이상에서는 100명당 1명꼴로 높아진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도 전체 환자수가 10만∼15만명에 이르며 매년 5000∼1만명이 새로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 중 실제로 치료를 받는 비율은 20%에 불과하며 상당수 환자가 적절한 진단과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치료와 예방〓 죽은 뇌 신경세포를 되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주로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거나 그 기능을 보완하는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병의 진행을 억제한다. 약물 치료가 효과가 없거나 약물의 부작용이 심할 경우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도파민 부족으로 잘못 ‘작동’되는 신경회로에 가는 전극을 꽂아 열을 가해 오작동을 차단하게 된다. 비교적 간단하고 효과도 높지만 드물게 수술 합병증이 올 수 있다. 수술 후에도 증상 조절을 위해 꾸준한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신경과 전범석교수, 울산대 서울중앙병원 신경과 임주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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