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어두운 부모님 챙기세요…노인성 난청 증세와 치료

2003.09.08 14:30
9일은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정한 ‘귀의 날’이다. 귀의 날을 맞이해 추석 때 고향에서 만나게 될 부모들이 흔히 겪는 귀 질환 중 가장 대표적인 난청의 원인과 예방 및 치료법을 알아본다. 김모씨(64·여·서울 송파구 풍납동)는 최근 손자와 같이 길을 건너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손자가 길에서 넘어지는 것을 보고 막 쫓아가다 빵빵거리는 차 소리를 미처 듣지 못했기 때문. 정모씨(75·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아들은 최근 창문 유리창을 깨고 집에 들어가는 소동을 벌였다. 평소 고혈압 증세가 있는 정씨가 혼자서 집을 보던 중 아들이 벨을 눌러도 듣지 못했기 때문. 아들은 큰일이 생긴 줄 알고 급히 창문 유리창을 깨고 들어간 것. 김씨와 정씨를 검사한 담당의사는 “두 사람은 심한 노인성 난청을 앓고 있는 환자”라고 진단했다. [그림]노인성 난청은 60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꼴로 생긴다. 그러나 75세 이상이 되면 절반이 난청으로 고생한다. 노인성 난청은 점차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는 자신의 청력이 감소됐다는 사실을 잘 깨닫지 못한다. 더구나 노인성 난청이 심해지면 친구 만나는 것도 피하게 되며 가족과의 대화도 꺼리게 돼 심각한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증세는 어떤 것이 있나=노인성 난청이 되면 소리가 분명하게 들리지 않거나 작게 들리게 된다. 난청 환자는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이 웅얼거리거나 얼버무리는 것 같고 △‘밥’, ‘밤’과 같은 비슷한 말을 구별하기 힘들며 △음정이 높은 여자의 목소리보다 남자의 목소리가 더 알아듣기 편하고 △특정한 소리가 불쾌감을 일으키거나 지나치게 시끄럽게 들리는 등의 증세를 겪는다. 또 한쪽 또는 양쪽 귀가 울리거나 ‘우르릉’ 또는 ‘쉿쉿’ 하는 이명이 생길 때도 있다. 난청은 유전적인 원인일 수도 있으나 교통소음, 기계작업 소리, 시끄러운 음악에 노출돼도 생길 수 있다. 시끄러운 도시에 사는 노인보다 조용한 시골에 사는 노인들이 난청이 훨씬 적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스피린이나 ‘아미노글라코사이드’ 계통의 항생제, 이뇨제 등 약물에 의해서도 난청이 생길 수 있다. 이외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당뇨병 등으로 인해 귀로 흐르는 혈관에 문제가 생겨도 난청이 잘 생긴다. 난청은 남자가 훨씬 더 많이 생긴다. 이는 흡연이나 고지혈증이 여자보다 남자에게 더 많기 때문이다. ▽치료법은=떨어진 청력을 근본적으로 원상회복시킬 수는 없다. 먼저 소음을 최대한 줄이고 귀에 독성을 주는 약제를 끊는 등 난청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을 피한다. 다음으로 보청기를 이용한 청각의 재활을 시도한다. 이때 특수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을 통해 구화(口話)를 배우면 대화할 때 무슨 말을 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보청기는 청각장애를 극복할 수는 있으나 청각을 정상화시킬 수는 없다. 따라서 환자나 환자 가족들은 보청기에 대해 지나친 기대감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좌절을 피할 수 있다. 보청기로 도움을 받지 못할 정도로 청력이 나쁘면 ‘인공달팽이관’이라는 기계를 속귀에 넣어 주는 ‘인공달팽이관 이식수술’을 받을 수 있다. 인공달팽이관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하나는 몸 밖에 착용해 소리를 받아 전기 신호로 바꾸는 어음처리기이고, 다른 하나는 몸 안에 이식돼 어음처리기에서 보낸 신호를 받아 청신경에 전달하는 이식체이다. 이식체에는 백금으로 만든 실 같은 전선이 들어 있으며 이를 달팽이관으로 삽입, 청신경과 연결되도록 해 소리를 전달한다. 전선이 달팽이관에 삽입되면 청각세포가 파괴돼 기존에 남아 있던 청력이 모두 손실되기 때문에 인공달팽이관은 청력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사람에게 사용해야 한다. 현재는 어음처리기를 몸에 차게 되는 불편함이 있다. 그러나 5∼10년 뒤엔 인공달팽이관을 모두 몸속에 이식시키는 기술이 개발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70∼80년 이상 작동하는 건전지 기술과 어음처리기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핵심. 호주에선 어음처리기의 일부인 마이크로폰이 납작한 판넬식으로 만들어져 피부 밑에 삽입할 수 있도록 개발 중에 있다. 주로 외국에서 수입되는 인공달팽이관이식기는 기계 값만 2100∼2300만원으로 비싼 편. 국내에선 서울대 공대 전기공학부 김성준 교수팀 등이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인공달팽이관을 개발하고 있다. 인공달팽이관이식 시술 후 보통 6개월이 지나면 80% 정도는 일상대화 수준을 넘어서는 전화통화까지 할 수 있고 나머지 20% 정도는 일상 대화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움말=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이광선 교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김희남 교수,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홍성화 교수) ▼노인성난청 자가진단 ▼ ① 전화로 통화하는 데 문제가 있다. ②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③ 둘 또는 그 이상의 사람과 한 번에 대화하는 것이 어렵다. ④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이해하기 위해 귀를 기울여야 한다 . ⑤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중얼거리는 것처럼 보인 적이 있다. ⑥ 다른 사람이 말한 것을 잘못 이해하거나 부적절하게 반응한 적이 있다. ⑦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자주 있다. ⑧ 여자나 아이가 말하는 것을 들을 때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⑨ TV 소리가 너무 크다고 사람들이 나에게 불평한 적이 있다. ⑩ 울리는 소리, 으르렁대는 소리 혹은 ‘쉿쉿’ 하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⑪ 어떤 소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 적이 있다. ‘예’ 라는 대답이 3개 이상 나왔다면 청력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비인후과에서 청력을 검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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