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표정 지으면 행복 느낄수 있다

2003.08.18 11:26
심리학자이자 캘리포니아 의대 교수인 폴 에크만(69)은 ‘얼굴’에 관한 한 세계적 권위자다. 최근 그를 필요로 하는 분야가 많아지고 있다.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도 심리적 부담을 많이 느끼는 직종에 있는 사람들의 ‘감정의 평화’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달라며 종자돈으로 5만달러를 내주기도 했다. 미 연방조사국이나 중앙정보부, 주립경찰, 지방경찰까지 에크만 교수의 연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그가 테러리스트나 잠재적인 파괴자들의 얼굴 표정, 목소리, 제스처 등에서 미묘한 감정적 단서를 읽어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뇌신경의학자, 정신의학자, 심리학자 등 전 세계적으로 500명 이상이 심리상태에 따라 얼굴에 있는 43개의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해독하기 위해 그가 개발한 ‘얼굴행동인식시스템(FACS)’을 배우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인간의 기본적 감정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얼굴에 명백하게 드러나는 감정으로는 7가지가 있다. 분노, 슬픔, 공포, 놀람, 불쾌, 경멸, 행복 등이 그것이다.” ―사랑은 기본적인 감정에 포함되지 않는가. “연인사이 또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감정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쉽게 기본적 감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나는 내 딸과 있을 때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때로 걱정하거나 놀라기도 하며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 결국 사랑은 감정보다는 훨씬 더 지속적인, 일종의 애착이나 집착과도 같은 것이다.” ―만약 사람이 어떤 감정을 나타내는 얼굴표정을 짓기만 해도 실제 그에 상응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당신의 발견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렇다면 내부에서 만들어진 감정이 외부로 분출되는 것처럼 외부의 자극으로도 내부의 감정이 생긴다는 얘기가 아닌가. 얼굴에 행복한 표정만 지어도 행복해지는 것인가. “모두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소 ‘한정된’ 의미에서 그렇다. 재미있는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한 감정 상태를 표출하는 데 필요한 눈 주변의 ‘중요한’ 근육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거다. 반면 분노나 불쾌 등의 감정을 나타내는 표정은 언제든지 근육을 움직여 만들어낸다.” ―만약 얼굴에 보톡스 주사를 맞은 뒤 정상적인 얼굴 표정을 지을 수 없다면 감정까지 훼손되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얼굴마비에 대한 권위자들과 함께 연구했는데 설령 얼굴이 마비되더라도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능력은 손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보톡스가 얼굴의 움직임을 제한함으로써 감정 표현에 약간의 제약이 생기는 문제는 있다.” ―거짓말을 해도 이를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겨우 인구의 1%만 눈치를 챈다고 하는데 이들은 어떻게 얼굴에 나타나는 표현이나 목소리, 제스처 등으로만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가. “반드시 훈련에 의해서 그런 능력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훈련을 받지 않고도 숨겨진 감정의 미묘한 단서를 정확하게 찾아낸다. 우리가 ‘극소감정’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0.25초 이내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알 수 없다.” ―특히 거짓말을 색출해 낼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직업은 어떤 것이 있는가. “첩보기관 종사자들이다. 연구 결과 첩보기관 근무요원 중 80%가 거짓말쟁이를 구분해 냈다.” ―정신과의사들은 어떤가. “결과가 신통치 않다. 새내기 대학생과 비교했을 때 별 차이가 없다. 만약 구별해 냈다면 우연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거짓 웃음과 진실된 웃음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거짓으로 미소를 지으면 광대뼈와 입술 가장자리 사이를 오가는 ‘협골근’만 움직인다. 그러나 진실한 마음에서 웃는다면 ‘입둘레근’과 ‘외측부근’이 작용해 눈썹과 눈썹, 눈꺼풀 사이 피부가 약간 아래로 처진다.” ―일반인도 진실한 표정과 그렇지 않은 표정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매우 놀랍게도 사람들은 1시간 이내에 방법을 배울 수 있다. 현재 사람들로 하여금 빨리 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 중이다.” (http://www.nytimes.com/2003/08/05/health/psychology/05CONV.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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