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열’ 받는 지구

2007.01.05 10:10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이라크전쟁만이 아니다. 빙하 녹은 물의 ‘습격’으로 고향을 떠나는 동물들의 이야기로 웃음과 감동을 자아낸 애니메이션 ‘아이스에이지2’도 부시 대통령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애니메이션 사상 흥행 2위를 기록한 이 영화는 어린이가 있는 평범한 미국 가정에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었다. 석유 재벌의 후원을 받고 교토의정서 서명을 거부한 부시 대통령에게 비난의 눈총이 쏟아진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올해는 지구온난화와 엘니뇨현상이 겹쳐 1998년의 기록을 깨고 기상관측 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이라고 영국 기상청이 발표했다. 올해 세계 평균기온은 1990년부터 과거 30년간의 평균기온인 14도보다 0.54도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국방부도 앞으로 20년 안에 기후 변화로 인해 지구에 재난이 발생할 것이며 이는 테러보다 심각한 안보 위협이 될 것이라는 비밀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때마침 미국의 유력한 과학자단체인 ‘걱정하는 과학자모임(UCS)’이 세계 최대의 석유회사 엑손 모빌이 1998∼2005년 지구온난화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오도하기 위해 43개 단체에 1600만 달러를 제공했다고 폭로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구온난화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를 일으킨다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해 왔다. 하지만 계속되는 기온 상승은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 주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금 같은 규모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경우 21세기 안에 지구 기온이 2∼6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온도 변화는 과거 공룡 멸종의 원인이 되었을 정도로 심각한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미래의 지구는 우리가 알고 있는 행성과 완전히 다른 행성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지구온난화는 환경 문제가 아니다. 산업계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경제 문제요, 정치적 결단이 요구되는 정치 이슈다. ‘열’ 받는 지구를 달래기 위한 세계인의 행동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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