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사람 200명 척보면 알아요"

2005.01.13 14:38
국내에서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이 연이어 탄생해 화제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선보인 ‘휴보’를 포함해 ‘센토’와 ‘아미’가 한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3인방’이다. 그런데 이 로봇들은 현재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용사마 효과’ 노리는 휴보 지난해 말 KAIST 기계공학과 오준호 교수팀은 국내 최초로 두 발로 걷는 휴보를 개발해 공개했다. 목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아시모’를 능가하는 것. 일본 혼다 사가 20여 년간 30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아시모는 계단 20개를 오르고 시속 3.0km 속도로 달린다. 이에 비해 휴보는 3년간 10억 원이 투입돼 탄생했다. 오 교수는 “전체적으로 아시모의 80%까지 따라잡았다”고 말했다. 계단을 오르거나 뛰지는 못하지만 시속 1.2km로 걷는다. 또 아시모보다 관절모터를 많이 장착해 손가락 5개를 움직이는 등 동작이 세밀하다. 오 교수는 “아시모가 일본 로봇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듯 휴보는 세계 시장에서 ‘용사마 효과’를 파생시킬 것”이라며 “현재는 모터 배터리 감속기 등 주요 부품이 외국산이지만 2년 내에 국산화하면 기술적 파급 효과도 막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인 알아보고 대화하는 똑똑한 아미 2001년 KAIST 전자전산학과 양현승 교수가 공개한 아미는 상체만 인간형이었다. 치마를 두른 것 같은 원통형의 하체는 바퀴로 움직였다. 그런데 현재까지 아미의 외형은 그대로다. 양 교수는 “아미의 목표는 인간의 지능을 닮은 똑똑한 로봇”이라며 “넘어지지 않는 안정된 움직임이 필수이므로 다리가 없는 것이 결코 핸디캡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4년 전보다 사람 얼굴 인식 능력이 5배나 향상돼 200여 명을 구별해 낸다. 초면이면 “누구십니까”, 구면이면 “안녕하세요”라고 얘기한다. 심지어 얼굴을 보고 상대의 감정(무덤덤, 기쁨, 슬픔)을 구별해 낸다. 또 인간의 명령어 70개를 인식할 수 있다. 양 교수는 “인간의 이성과 감성을 담아 내는 인공지능을 실현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실용화 노선으로 급선회한 센토 1998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문상 박사(현재 인간기능생활지원 지능로봇기술개발사업단장)가 공개한 센토는 다리가 네 개였다. 두 개보다는 훨씬 안정적인 구조였기 때문에 ‘외모’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 후 김 박사팀은 아예 연구 방향을 실용적인 기능 위주로 설정했다. 지난해 이라크 자이툰부대에 파견된 정찰용 로봇(DT3), 조만간 완제품을 선보일 위험물 제거 로봇(DT4)은 극한 조건에서 활약하는 일이 목표다. 김 박사는 “현재 로봇학계의 화두는 원천 핵심기술을 확보한 산업 부흥”이라며 “미국과 유럽이 우주와 군사 분야에 투여될 로봇에 몰두하는 이유는 실용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분야가 강세인 만큼 이들과 결합된 우리만의 로봇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나 자동차 자체가 인공지능이 부여된 채 주인의 말을 알아듣고 봉사하는 로봇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겉보다 속’ 모방하는 내실형 등장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염영일 교수팀이 3년째 개발 중인 로봇은 특이하다. 인간 하체의 골격과 근육의 모습을 모방해 ‘복잡한’ 내부기관을 갖췄다. 걷거나 뛸 때 하체가 받는 힘을 효율적으로 분산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사람은 걸을 때 허리나 무릎을 조금씩 회전시키면서 몸무게를 상하로 분산시킨다. 엉덩이나 다리가 밋밋한 육면체 형태라면 이런 섬세한 힘 조절이 어렵다. 염 교수는 “사고를 당해 의족을 달 경우 몸에 무리가 안 가는지 테스트할 때 유용하다”며 “두 달 뒤면 속이 꽉 찬 신개념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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