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 건너뛰고 안봐도 되는 TV…광고단가 인하 계기될듯

2005.12.30 05:36
미국의 TV 시청자들이 가장 짜증을 느낄 때는 5, 10분 단위로 프로그램 중간에 끼어드는 광고 시간이다. 기업은 제품을 알리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 광고를 하지만 막상 시청자들은 그것이 보기 싫기 때문이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티보(TiVo) 등 몇몇 회사가 개인용 비디오 녹화기(PVR·Personal Video Recorder)가 내장된 셋톱박스를 내놓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 장치를 TV에 연결해 놓고 시청하면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녹화했다가 바로 재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건너뛰기’ 버튼을 누르면 광고를 보지 않아도 된다. 미국의 공중파와 케이블 TV 방송국에서는 난리가 났다. 건너뛰기 기능으로 광고 노출도가 뚝 떨어지면 광고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재 티보 가입자는 400만 가구를 넘어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에서도 LG전자가 PVR 기능이 내장된 ‘타임머신 TV’를 내놓았고 삼성전자도 내년에 비슷한 TV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미국처럼 광고 건너뛰기 현상이 벌어질지 주목된다. 시청자들이 방송 광고를 안 본다 미국 컨설팅 회사 액센추어에 따르면 2004년 미국 전체 가구의 8%가 PVR나 이와 비슷한 DVR(Digital Video Recorder)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70%는 광고를 보지 않고 건너뛰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체 광고의 2%를 시청자들이 보지 않고 있다. 2009년에는 전체 가구의 40%가 PVR나 DVR를 갖게 돼 전체 광고의 22%를 건너뛸 것으로 액센추어는 전망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의 TV 광고단가 인하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광고 건너뛰기는 뉴스와 스포츠 등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프로그램에서는 심하지 않지만 드라마 영화 음악 시트콤 등에서 매우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도 예외 아닐 듯 LG전자가 올해 4월 말 내놓은 타임머신 TV는 저장용량이 160GB인 하드디스크(HDD)가 내장돼 있어 13시간 분량의 방송을 녹화할 수 있다. 시청도중에는 시청 시간을 기준으로 최근 1시간 분량씩을 자동 녹화한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생방송을 놓치지 않고 보는 것 외에 광고를 건너뛰면서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타임머신 기능이 장착된 LG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는 2만5000∼3만 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에는 37인치 이상 액정표시장치(LCD) TV도 이 기능을 갖게 된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능을 가진 대형 TV를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어서 타임머신 TV는 소비자들에게 빠른 속도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처럼 TV 광고 건너뛰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안종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기존의 TV 광고는 일방적으로 시청자들에게 노출돼 반감을 산다”며 “디지털TV 기술 발달로 이러한 광고는 5년 내에 40∼50%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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