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장 앞에서는 도덕심도 ‘흔들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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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을 ‘도덕적이다’ 또는 ‘도덕적이지 않다’라고 판단할 때는 정황과 의도를 먼저 고려하기 마련이다. 살인 피의자가 있다면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는지, 정신 상태는 온전한지를 보고 죄질을 결정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완벽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미국 매사추세츠대 리안 영 교수팀은 최근 자기장이 사람의 도덕적 판단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지난달 13일자에 소개했다. 실험참가자의 머리에 자기적인 변화를 주고 어떤 상황의 도덕성을 판단하라고 제시했더니, 대다수 참가자에게서 정황은 무시하고 오직 결과로만 판단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연구진은 경두개자기자극기(TMS)라는 자기장생성장비를 이용해 약 30분간 실험 참가자의 뇌에 자기적 자극을 쬐게 했다. 그리고 도덕성을 판단하는 상황 판단 테스트를 실시했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독극물’ 표식이 붙은 병에 설탕을 넣은 뒤 친구 B가 마시는 커피에 부었을 때 도덕적인가 아닌가를 묻는 식이다. 점수는 도덕적일수록 7, 비도덕적이라면 1을 주도록 했다. TMS를 쬐지 않은 실험 참가자들은 A의 의도가 불순하므로 비도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자기장을 머리에 쬔 참가자들은 건강에 해가 될 염려가 없으므로 도덕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영 교수는 “이번 실험 결과 뇌가 자기적인 변화에도 판단 능력이 흐려질 정도로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배심원처럼 중요한 판단을 앞둔 사람은 뇌가 문제를 단계적으로 파악하고 충분히 정리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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