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제타바이트 시대<上> 넘쳐나는 데이터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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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정부통합전산센터 2곳 5609대 서버에 5000TB 저장 A4용지로 인쇄하면 12억 쪽 e메일 용량의 진화 동영상-사진-음악 주고 받아 1GB 2년만에 무제한으로 《출입문은 콘크리트 재질의 로드블록(차량 통행을 막는 구조물)으로 막혀 있었다. 출입증을 차단기에 갖다 대야 로드블록이 내려갔고 엘리베이터도 출입증이 있어야 움직였다. 내부는 157대의 폐쇄회로(CC)TV가 감시했고 몸과 가방 수색은 기본이었다. 휴대전화의 카메라에도 테이프를 붙여야 했다. 지난달 방문한 ‘가급’ 보안시설 대전 정부통합전산센터는 ‘말 그대로’ 삼엄했다. 국가 주요시설이기 때문에 취재 요청 단계에서부터 신원확인 절차가 필요했다. 정부는 현재 대전과 광주에 정부통합전산센터를 세우고 폭증하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각 부처 전산실의 중복투자와 보안취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대전센터는 2005년, 광주센터는 2007년에 만들어졌다. 두 센터에서 관리하는 데이터의 양은 5000TB(테라바이트). A4 용지에 글자로 인쇄하면 12억 쪽이나 된다. 41개 중앙행정기관과 7개 위원회의 1082개 정보시스템이 이곳에 있는 5609대의 서버와 1984대의 스토리지에 모두 모여 있다.》 ○ 주민등록부터 검찰 수사 정보까지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정보, 국세청의 연말정산과 현금영수증 정보, 경찰청의 과학수사 정보, 보건복지부의 사회복지 정보 등이 모두 이곳에 있다. 이 정보들은 디도스(DDoS·분산 서비스 거부) 대응시스템을 비롯한 7개의 방어체계로 보호된다. 일반적인 전산센터의 오래된 기기들은 대개 후진국에 수출하지만 여기서 쓰였던 기기는 일일이 망치로 부숴야 외부로 반출할 수 있다. 장광수 정부통합전산센터 원장은 “세계에서 인구 3000만 명 이상의 나라 중에 정부 차원의 통합전산센터를 가진 나라는 한국뿐”이라며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베트남, 태국 등 46개국, 300여 명이 우리나라를 찾았다”고 말했다. 기업도 정부처럼 폭증하는 데이터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다. 특히 데이터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백업’에 신경을 쓴다. 예를 들어 은행은 고객이 돈을 이체하면 이와 관련된 정보를 대여섯 군데에 각각 동시 저장한다. 만에 하나 정보 분실로 일어날 혼란을 막기 위해서다. 이런 데이터 폭증 현상은 한국 반도체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찾은 세계 최대의 메모리 반도체산업 단지인 삼성전자 기흥과 화성 반도체 생산라인은 생산량을 따라가지 못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삼성전자 이승백 부장은 “주문량의 60%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 금융위기로 반도체 신규 투자가 부족한 상태에서 데이터의 양이 계속 늘자 경기회복과 함께 주문이 폭증한 것이다. ○ 매년 500조 장의 디지털 사진 찍혀 개인이 디지털 데이터를 다루는 방법도 달라졌다. 음악을 즐겨듣는 회사원 김성훈 씨(33)는 수백 장에 이르는 CD와 레코드판, 카세트테이프를 최근 10년 동안 점진적으로 줄였다. 한때 책꽂이 하나를 가득 채웠던 음반의 자리는 이제 책이 차지했다. 수백 장의 음반은 손바닥만 한 애플 아이팟 MP3플레이어에 모두 들어갔다. 김 씨는 “마음에 드는 전자책(e북)을 사면 종이책도 모두 없앨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늘어나는 디지털 데이터의 70%는 김 씨와 같은 개인이 만든다. 글로벌 정보기술업체 EMC에 따르면 매년 약 500조 장의 디지털 사진이 찍히며 한 달 평균 47억 개의 온라인 비디오가 재생된다.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SNS)인 페이스북에는 이미 400억 장의 사진이 올라가 있으며 디지털 정보량은 18개월마다 약 2배로 성장한다. 1997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포털 사이트 야후의 e메일 용량은 처음에는 개인당 3MB(메가바이트)였지만 2004년 250MB, 2005년에는 1GB(기가바이트)에서 2007년 무제한으로 늘었다. 그러다 보니 개인도 ‘백업’에 신경을 쓰게 됐다. 대학원에서 교육심리학을 전공하는 박혜진 씨(35·여)는 논문 데이터를 주로 작업하는 PC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 별도의 외장HDD, 그리고 온라인 스토리지 서비스에 동시에 저장한다. 박 씨는 “전에 노트북 컴퓨터를 잃어버린 적이 있는데 그 후로는 꼭 데이터를 복사해 놓는다”고 말했다. 자료 ‘백업’ 중요성 높아져 외장하드 판매 급증 최근 서울에서 강원도로 발령을 받은 직장인 한모 씨(54)도 사무실을 정리하면서 300GB 용량의 외장 HDD만을 챙겼다. 업무 관련 파일 등 각종 자료를 PC에서 골라 외장 HDD에 옮기고 새로 부임한 사무실에서 그 자료를 다시 PC로 옮기니 업무 정리가 끝났다. 새 사무실에서 다시 업무를 시작하는 데 채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한 씨는 “10년 전 서울로 발령을 받았을 때는 업무 관련 서류만 챙겨도 한 박스가 넘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외장 HDD판매량은 약 5790만 대다. 계속 늘어 올해는 7200만 대, 2012년에는 1억2300만 대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내 외장 HDD판매량은 약 110만 대였다. 넷북이나 모바일 기기를 통한 온라인 접속이 언제 어디서나 가능해지면서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도 활성화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거대한 ‘구름’ 같은 중앙서버에 인터넷으로 접속해 필요한 데이터만 가져와 개인컴퓨터에서 작업하는 방식이다. NHN의 개인 온라인 저장소 ‘N드라이브’가 대표적인 서비스다. 시장조사회사인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2014년 3434억 달러(약 401조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김선우 동아일보 기자 sublime@donga.com 김범석 동아일보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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