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석학 2명이 밝힌 ‘한국의 바이오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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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질병 치료와 예방에는 정확한 인간 게놈(유전체) 지도와 함께 각 세포의 기능과 관계를 밝혀낸 세포 지도도 꼭 필요합니다.” 200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시드니 브레너 일본 오키나와과학기술진흥연구소장은 29일 ‘의생명과학 최신 연구 동향’을 주제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4회 한림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행사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서 주최했다. 브레너 소장은 세포의 성장과 사멸 과정을 조절하는 핵심 유전자를 규명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브레너 소장은 “똑같은 유전자라도 어느 세포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활동한다”고 전제했다. 그는 “단순히 염기서열만 나타낸 유전체 지도로는 각 유전자가 실제로 하는 역할을 알기 어렵다”며 “세포의 기능을 알아야 해당 유전자의 역할을 유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브레너 소장은 수많은 세포가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표현한 ‘세포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포 지도가 질병 치료와 예방 등 여러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내다봤다. 함께 행사에 참석한 세계적인 바이오·의약 연구소인 미국 스크립스연구소의 리처드 러너 소장도 미래형 항체신약 개발과 관련해 “한국이 선두가 되려면 대학, 연구소, 기업 등에 흩어져 있는 첨단 기술을 적절히 조합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크립스연구소는 지난해 11월 강원대 안에 ‘스크립스코리아 항체연구소(SKAI)’를 세우고 강원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차세대 신약으로 각광받고 있는 항체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두 석학은 삼성이 신성장동력으로 꼽을 만큼 화두가 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바이오시밀러는 단백질로 만든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이다. 러너 소장은 “바이오시밀러는 매우 정치적인 문제”라고 지적하고 “제약회사들이 바이오시밀러의 안전성을 문제 삼고는 있지만 앞으로 널리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브레너 소장도 “제약회사 간의 경쟁으로 약값이 낮아져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30일 강원대 60주년 기념관에서 열리는 제60회 한림석학강연에도 참석한다. 브레너 소장은 ‘무엇이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가’란 주제로 강연하며 인간이 영장류와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를 유전학적으로 설명한다. 러너 소장은 ‘미래형 항체 신약 개발’을 주제로 강연하며 앞으로 인류에게 필요한 신약에 대해 강연한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강연에 앞서 이들에게 외국인 회원증을 수여할 계획이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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