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나이? 피부 현미경은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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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 길이-폭 80배로 확대 남녀 나이대별 ‘표준피부’ 만들어 50대 주름 골 10대보다 40% 깊어 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있는 고려대 공학관 2층 연구실. 전기전자전파공학부 박사과정 최영환 씨가 기자의 볼에 ‘피부 현미경’을 갖다 댔다. 흰 불빛이 깜빡거린 순간 기기에 연결된 노트북 화면에 피부 주름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최 씨는 “피부 표면을 80배로 확대한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최 씨가 화면 오른쪽의 ‘피부 나이 알아보러 가기’를 누르자 1초 만에 계산 결과가 나왔다. ‘당신의 피부 나이는: 34(세).’ ○ ‘피부 현미경’으로 주름 특성 파악 이 학부 황인준 교수팀은 최근 국내 최초로 피부 나이를 정확히 측정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동안 피부 노화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유분 측정기 등 특수 장비 여러 대를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황 교수팀은 피부 현미경으로 찍은 사진에 나타나는 주름의 길이, 폭, 깊이 같은 간단한 자료만으로 피부 노화를 계산했다. 핵심은 황 교수팀이 2년간 개발한 ‘주름 특성 추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피부 사진에서 점이나 털을 제외하고 주름만 뽑아낸다. 그런 다음 주름의 평균 길이와 폭, 깊이를 차례대로 계산한다. 주름이 짙을수록 색도 어둡게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주름과 주름이 만드는 ‘방’의 개수와 면적도 숫자로 나타난다. 연구진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10∼50대 남녀 각 100명의 얼굴과 목, 손의 피부 나이를 측정했다. 그 결과 나이가 들수록 주름의 길이는 짧아지는 반면 폭은 커지고, 골은 깊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가령 여성의 경우 50대는 10대에 비해 주름의 길이는 절반 수준으로 줄지만 폭은 70% 이상 넓고 골은 40% 가까이 깊어졌다. 주름들이 만드는 방의 모양도 불규칙적으로 변했고 평균 면적은 약 3.5배 늘었다. ○ ‘표준피부’ 측정 프로그램 처음 개발 황 교수팀은 이런 식으로 남녀의 나이대별 ‘표준 피부’를 만들었다. 피부 나이를 계산하기 위해선 기준이 되는 표준 피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표준 피부를 만든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피부 나이’라는 용어가 통상적으로 사용돼 왔지만 학문적으론 정립되지 않은 개념이라는 것이다. 대개 경험과 노하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황 교수는 “주름 특성 추출 프로그램은 피부 나이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최초의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표준 피부가 ‘맞춤형’으로 결정된다는 점도 프로그램의 장점이다. 가령 인종에 따라 피부 특성이 다른 만큼 백인이나 흑인의 피부 사진을 데이터로 저장하면 한국인과는 다른 표준 피부가 나온다. 황 교수는 “피부 사진이 많을수록 표준 피부의 정확도가 높아져 오차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남녀의 피부 사진을 500명까지 수집할 계획이다. 황 교수는 “휴대전화 카메라나 웹캠(인터넷에 연결된 카메라)으로 피부 사진을 찍은 뒤 인터넷에서 간단히 피부 나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 목표”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4월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아시아태평양웹콘퍼런스(APWEB)’에서 이 프로그램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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