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물질 망토’ 입으면 투명인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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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멸망시키려는 요괴와 이를 막는 영웅들의 대결을 다룬 영화 ‘헬보이’가 25일 개봉했다. 지하에 살아야 하는 트롤이나 요정은 바깥 세상에 나오기 위해 본모습을 감춘다. 투명요정이 되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특수한 기로 둘러싸 모습을 감추지만 현실에서는 방법이 없을까. 과학자들이 찾은 것은 ‘메타물질’이다. 메타물질은 음의 굴절률을 가진 소재다. 빛을 일반적인 굴절 방향과 다른 쪽으로 휘게 한다. 메타물질로 물체를 감싸면 빛이 메타물질에서 휘어 물체와 닿지 않고 반대편으로 나간다. 메타물질을 포함해 아무것도 없는 듯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만들어진 메타물질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에만 쓸 수 있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제이슨 밸런타인 박사와 장솽 교수팀은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에 대해 음의 굴절률을 갖도록 한 메타물질을 개발했다고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 18일자에 발표했다. 장 교수팀은 유리 같은 유전체와 은을 교대로 쌓은 뒤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크기로 구멍을 뚫어 그물처럼 만들었다. 유전체는 물질의 자기적 성질을, 은은 전기적 성질을 변화시켜 그물 모양을 통과하는 빛의 진행 방향을 바꾼다. 우정원 이화여대 양자메타물질연구센터장은 “그물처럼 구멍을 뚫어야 두 물질의 특성이 교차한다”며 “이번에 만든 메타물질은 3차원 그물망 구조가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3차원 그물망 구조는 어떤 면을 봐도 그물처럼 보이기 때문에 빛이 어느 방향에서 오더라도 음의 굴절률로 휘게 된다. 메타물질로 만든 마법망토를 쓰면 어떻게 될까. 남도 나를 볼 수 없지만 나도 남을 볼 수 없다. 외부의 빛이 닿지 않기 때문이다. 우 센터장은 “미국 광학회지 ‘옵틱스 익스프레스’ 15일자에 메타물질 안에 있는 사람이 물질의 성질을 일시적으로 바꿔 밖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됐지만 이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아직 투명 망토는 이르다는 것이다. 오히려 메타물질은 의학이나 정보전자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다. 현재의 렌즈는 빛의 파장보다 작은 나노 크기의 물체를 선명히 볼 수 없다. 하지만 메타물질은 작은 물체도 선명히 볼 수 있기 때문에 혈관 수술에 이용할 수 있다. 메타물질 내부에서 빛이 휘는 원리를 이용하면 빛을 저장하는 장치도 개발할 수 있다. 현재 컴퓨터는 전자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한다. 하지만 메타물질을 응용해 전자 대신 빛으로 정보를 처리하면 지금보다 빠르고 성능이 좋은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내 손안의 뉴스 동아 모바일 401 + 네이트, 매직n, ez-i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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