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돌돔 수십만마리 群舞…청정해역에 ‘블루오션’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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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가두리 양식으론 미래 없다” 서귀포 外海수중양식 현장르포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리에서 4km가량 떨어진 해상. 16일 스쿠버다이빙 장비를 갖추고 망망대해에 떠 있는 부표를 향해 뛰어들었다. 수면은 높은 파도로 몸을 가누기 힘들었다. 바닷속으로 잠수. 수온은 22도로 바깥에 비하면 온기를 느낄 정도였다. 25m를 내려가자 ‘케이지(cage)’로 불리는 수중 가두리 시설이 나타났다. 지퍼를 열고 케이지로 들어서자 인기척에 놀란 ‘국민생선’인 고등어와 돌돔이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해상에서 먹이가 주어지자 기둥을 중심으로 유영하는 고등어, 돌돔의 회전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특수섬유로 만들어 10년을 견딘다는 케이지 그물코는 어른 손가락 2, 3개가 들어갈 만한 크기. 케이지 밖에는 어른 팔뚝만 한 방어가 그물 안 ‘먹잇감’을 노리며 몇 차례 선회하다가 포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안내를 맡은 다이버 김인환(37) 씨는 “케이지가 수중 암반처럼 인공 어초(고기 집) 역할을 하고 있다”며 “넙치가 그물에 붙는 등 조류에 지친 물고기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지에 든 고등어와 돌돔은 5만여 마리. 최대 20만 마리까지 수용할 수 있지만 고등어 시범 생산을 위해 수량을 줄였다. 이 고등어는 지난해 11월 들여놓은 100g짜리. 1년 만에 500g으로 성장해 출하를 앞두고 있다. 국내 양식업의 신기원을 열고 있는 외해(外海) 수중양식 현장은 수면 위와 아래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촬영=김진수 제주해마다이빙센터 대표 ○ 외해 수중양식은 ‘블루오션’ 노아외해양식법인(대표 양준봉·41)은 국립수산과학원 등의 지원을 받아 2005년 외해 수중양식을 시도했다. 양 대표는 “해양오염, 밀식 양식 등으로 해안가 가두리 양식은 전망이 없다고 판단해 외해 수중양식으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표선리 해안에서 4km 떨어진 수심 45∼50m의 청정해역에 케이지를 설치했다. 이 케이지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이 개발한 것으로 직경 25∼33m, 높이 20m의 마름모 형태. 해수면에서는 12m, 밑바닥에서는 15∼20m의 거리를 두고 수중에 떠 있다. 수중양식장에 설치된 케이지는 모두 5개다. 돌돔, 참돔, 고등어 등 70만 마리가 이 안에서 자라고 있다. 폐사율은 10% 미만. 육질의 탄력이 좋고 지방이 적어 자연산과 다를 게 없다. 지금까지 돌돔 10.8t, 참돔 15t 등을 성공적으로 양식해 출하했다. 2006년 ‘에위니아’, 2007년 ‘나리’ 등 태풍이 몰아쳤을 때도 부표만 떠내려갔을 뿐 끄떡없이 견뎠다. 경남, 전남 등지에서 외해 수중양식을 시도했지만 제주지역만큼 경제성이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립수산과학원 이정의 양식관리과장은 “잡는 어업만으로는 수산물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어 미국, 유럽, 호주 등에서는 외해 수중양식에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제주지역은 모든 해상에서 외해 양식이 가능할 정도로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 미래산업 육성 위한 시스템 필요 외해 수중양식은 고급 수산물을 대량 생산할 뿐만 아니라 수산 식품의 안전성과 환경친화성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만성적인 질병, 적조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외해 수중양식은 체계를 완전히 갖춘 것은 아니다. 어린 고기를 안전하게 수중 케이지에 넣고, 다 자란 고기를 대량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기술과 시설이 필요하다. 기상 여건에 관계없이 먹이를 공급할 수 있는 자동장치 개발은 시급하다. 지금은 어선이 하루에 2차례 나가 배합사료를 케이지당 200∼300kg 주고 있다. 제주수산연구소 김경민 외해양식연구실장은 “수출어종으로 참다랑어 외해 양식을 준비하고 있다”며 “외해 양식이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해 과학기지, 시설물 검증센터, 수중치료센터, 식품개발 등이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외해 양식과학기지’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ongA.com에 동영상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내 손안의 뉴스 동아 모바일 401 + 네이트, 매직n, ez-i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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