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궤도 위성 파괴 둘러싼 우주 분쟁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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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스토 공화국’이 파괴한 우리의 저궤도 위성 시스템을 보상받아야겠습니다!” “그것은 ‘포른조트 공국’이 먼저 우리의 비행체와 위성을 파괴했기 때문입니다!” 텔레스토 공화국이 포른조트 공화국의 저궤도 위성 시스템을 파괴한 혐의로 국제우주법 재판소에 기소됐다는 내용으로 진행되는 ‘국제우주법 모의법정’ 결승전이 15일 대전 유성구 ‘솔로몬 로 파크’에서 열린다. 이번 모의법정은 준결승전에서 유럽 팀을 이기고 올라온 인도 국립인도대 팀과 높은 예선점수로 결승전에 안착한 미국 조지타운대 팀이 맞붙는다. 국제우주법 모의법정 대회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우주 관련 국제분쟁을 다룬다. 모의법정 대회 준결승전을 맡은 이상면 서울대 법학과 교수는 “아직 우주와 관련된 분쟁이 법정까지 간 사례는 없지만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등 우주개발을 시도하는 나라들이 많아지고 있어 우주 분쟁이 늘어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모의법정에서 가장 주된 내용은 ‘영공이라는 개념이 없는 우주에서 발생한 각종 사고를 어떤 기준을 갖고 처리하는가’이다. 이 교수는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은 공해상에 있는 배는 국제법상 배 자체가 영토가 되지만 우주에 대해서는 아직 관련 규정이 없다”는 예를 들며 “인공위성을 우주에 쏘아 올린 발사체나 발사장이 다른 나라의 소유일 수 있기 때문에 인공위성을 만든 나라의 영토라고 쉽게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의 논제도 ‘타국의 저궤도 위성 시스템 파괴’라는 단순한 주제처럼 보이지만 분쟁의 개요를 알고 나면 복잡해진다. 가상의 강대국인 포른조트와 텔레스토는 친한 사이였다. 그런데 포른조트의 일부였던 여러 개의 섬이 ‘다프니스’라는 국호로 독립을 주장했고 텔레스토의 군사적 원조를 받아 독립하며 두 나라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텔레스토는 다프니스에 미사일 기지 등의 군사 시설물을 설치했고 포른조트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나 고궤도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방어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러 대의 저궤도 위성으로 이뤄진 포른조트의 시스템은 우주에서 자국 상공으로 미확인 비행체가 접근하면 이를 파괴하는 미사일을 발사하게 된다. 문제는 2018년에 발생했다. 텔레스토 대통령과 다프니스의 고위 인사가 탄 우주선이 국제우주정거장을 방문한 뒤 다프니스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포른조트 상공의 우주를 지나자 이를 대륙간 탄도 미사일로 착각해 포른조트의 방어 시스템이 미사일을 발사해 파괴한 것이다. 텔레스토는 즉각 보복에 나섰고 포른조트의 방어 시스템을 이루는 저궤도 위성 대부분을 파괴시켜버렸다. 텔레스토의 보복은 정당해 보였지만 우주선이 파괴된 곳이 포른조트 상공 100km의 우주라는 것이 분쟁의 씨앗이 됐다. 포른조트가 이를 자국 영토의 침입이라며 정당한 대응을 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포른조트는 텔레스토가 과잉 반응해 자국의 위성 시스템을 파괴했다며 기소했다. 하지만 텔레스토는 100km 상공은 우주이기 때문에 우주선 자체는 텔레스토의 영토라며 포른조트가 선제공격을 했다고 맞섰다. 그리고 이 두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기 위해 원고(포른조트)와 피고(텔레스토)의 변호사가 모의법정에 선 것이다. 국제사법재판관 3명이 재판관으로 배석할 이번 모의법정의 승자는 누가 될까. 판결은 원고와 피고의 주장과 질의응답이 끝난 뒤 재판관 3명이 토론을 거쳐 선정하게 된다. 승자는 세계2차대전 뒤 국제법 제정에 큰 영향을 준 ‘맨프레드 라스’의 이름을 딴 트로피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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