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등 동기 유발 뇌 부위 첫 확인”

0000.00.00 00:00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설문이나 인터뷰, 관찰 등으로 파악하던 심리현상을 생리학적 반응으로 직접 관찰하는 연구가 시작됐습니다. 인간을 더욱 심층적이고 근원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의 하나로 이달부터 고려대에서 연구와 강의를 시작한 미국 위스콘신대 교육심리학과 존마셜 리브 교수. 7일 오후 만난 그는 교육심리학과 신경생물학의 융합으로 탄생할 ‘신경교육학’의 의의를 이렇게 말했다. 동기와 정서 분야 연구의 세계적 석학인 리브 교수는 앞으로 5년간 고려대 교육학과의 봉미미, 김성일, 홍세희 교수와 함께 ‘동기 및 정서에 관한 학제 간 융합 연구’를 수행한다. 그의 저서 ‘동기와 정서의 이해’는 프랑스어권과 스페인어권 대학의 교재로 쓰이고 있다. 리브 교수의 최신 연구 분야는 인간의 동기에 관한 연구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와 체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물질)을 통해 명확히 규명하는 것이다. 이는 신경과학자들이 뇌의 기능을 연구하기 위해 사용하던 방법을 교육심리학에 적용한 것이다. 그는 “피실험자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책과 싫어하는 책을 읽을 때를 상상해 보라는 주문을 한 뒤 뇌 반응을 관찰하는 식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경과학 연구방법 도입해인간의 마음 심층적 이해로 좋은 학습방법 찾을 것 그는 내재적 동기와 관련된 뇌 부위를 발견했다. 그는 “신경과학자들은 인간의 동기에는 상벌에 의한 외재적 동기만 있다고 봤지만 최근 내재적 동기를 담당하는 뇌 부위가 도피질(Insular cortex)임을 한국인 제자와 함께 밝혀냈다”고 말했다. 내재적 동기는 흥미와 관심, 자율성 등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외부 환경에 의한 외재적 동기보다 바람직하고 지속가능한 성취를 이끌어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어 “내재적 동기의 존재를 신경과학을 통해 명확히 함으로써 인간의 마음을 좀 더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더 좋은 학습과 더 많은 성취를 이뤄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요나 억압을 받는 상황에서 혈액 내 코르티솔의 함량이 높아지면 지적 능력의 둔화가 일어난다. 리브 교수는 최근 이 코르티솔이 동기 유발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억압이나 강요에 기반한 지도 방식을 채택한 교사나 부모 아래서 학습하는 학생들이 쉽게 포기하는 성향을 보이는 것은 코르티솔의 함량과 관련이 깊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높은 성취도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동기 수준을 보이는 한국 학생들의 특성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높은 성취를 보이면 동기 수준과 행복감이 높아야 하는데 한국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에 관심을 두고 2004년 한국에 와서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부인인 위스콘신대 교육심리학과 장형심 교수의 권유로 5년간의 WCU 연구가 끝나더라도 고려대에서 연구와 강의를 계속할 계획이다. 허진석 동아일보 기자 jameshuh@donga.com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이 기사 어떠셨어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